올림픽 영웅들
2021년 07월 30일(금) 07:00 가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이 있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한 말이다. 이는 야구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이번 도쿄올림픽 태권도 종목에서도 이를 실감 나게 보여 준 선수가 있다. 여자 +67kg급의 이다빈. 그는 준결승에서 종료 1초를 남기고 하이킥으로 멋지게 승부를 뒤집었다. 결승에서는 아깝게 세르비아 선수에게 졌지만, 웃으면서 다가가 ‘엄지척’을 해 주었다. 발보다 더 멋진 마음씨였다.
스포츠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페어플레이를 실천하며, 우정과 연대를 나누는 곳이 바로 올림픽 무대다. 올림픽은 선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숨겨진 ‘스토리’와 만나면 더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일본인이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조국 한국에 동메달을 안긴 재일교포 유도선수 안창림. 혈액암이라는 병마와 싸워 이기고 마침내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태권도의 인교돈. 계체량 통과를 위해 머리카락까지 잘라 내며 삭발 투혼을 펼쳤지만 아쉽게 첫 경기에서 패배한 유도의 강유정. 이들의 사연은 하나같이 가슴 뭉클하면서도 눈물겹다.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마지막 한 발을 10점 과녁에 쏘아 금메달을 목에 건 오진혁은 “중년 여러분도 할 수 있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대만과 일본 선수들을 불러 모으더니 시상대에서 함께 셀카를 찍으며 또 다른 감동을 안겨 주기도 했다. 이밖에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빛 찌르기에 성공한 미남 검객 4총사의 사연을 듣노라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흐른다.
이번 올림픽에는 한 나라의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쓴 작은 거인들도 있다. 필리핀의 여자 역도선수 하이딜린 디아스는 97년간 기다려 온 조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 주었고, 트라이애슬론에서 금메달을 딴 플로라 더피 선수 역시 인구 6만 명의 작은 섬나라 버뮤다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코로나와 폭염이 훼방을 놓고 있지만 올림픽은 여전히 세계인의 축제다. 저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지구촌 곳곳에서 온 저 많은 선수들 중에 오늘은 또 누가 어떤 감동의 인간 드라마를 쓰게 될지 궁금해진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
코로나와 폭염이 훼방을 놓고 있지만 올림픽은 여전히 세계인의 축제다. 저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지구촌 곳곳에서 온 저 많은 선수들 중에 오늘은 또 누가 어떤 감동의 인간 드라마를 쓰게 될지 궁금해진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