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갯벌
2021년 07월 28일(수) 01:00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한국의 세계자연유산으로는 2007년 제주도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두 번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최근 한국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결정하면서 “지구 생물 다양성의 보전을 위해 세계적으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서식지이자 멸종 위기 철새의 기착지로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등재 대상은 전남 신안, 보성·순천, 전북 고창, 충남 서천 등 네 곳이지만 전남 갯벌이 차지하는 비중이 87%이며 이 가운데 신안 갯벌이 대부분인 85%를 차지한다. 특히 신안 갯벌은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특이 퇴적체와 90종 5만4000 개체에 달하는 물새 등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로 이번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큰 역할을 했다.

신안군은 일찍이 갯벌의 가치에 주목했다. 아시아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된 증도에 2006년 국내 최초로 신안갯벌센터를 열고 갯벌 생태 교육에 나섰다. 이어 갯벌 생태 해설사를 양성해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을 상대로 생태자원으로서 갯벌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2008년에는 증도를 시작으로 갯벌도립공원 지정에 나서, 2018년 흑산면을 제외한 13개 전 읍면을 갯벌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금강에서 기원하는 보성·순천 갯벌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염습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 군락이 특징적이다. 순천만 갯벌은 자연 갈대군과 멸종 위기 철새 도래지로 보호 가치가 크다. 흑두루미의 최대 월동지이며 노랑부리저어새 등 25종의 국제 희귀조류와 220여 종의 조류가 순천만을 찾고 있다.

보성 갯벌은 찰지기로 유명한 벌교 꼬막의 자생지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제2호로 지정된 ‘뻘배 어업’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유산 등재 심사를 위해 2019년 벌교 갯벌을 찾은 세계자연보전연맹 자문위원들은 뻘배어업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한국의 갯벌 신청 유산 중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공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계기로 전남 갯벌의 가치가 재조명 될 것 같다. 앞으로 생태 자원을 보전하는 가운데 관광자원으로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장필수 제2사회부장 bung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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