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선택
2021년 07월 26일(월) 02:00 가가
대선이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또다시 ‘호남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정치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호남의 선택’이다. 요즘 도처에서 들려오는, 그리고 누구나 들먹이는 ‘호남의 선택’. 그 실체는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6인 가운데 경남 김해 출신인 김두관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는 모두 영호남 합작으로 정권을 획득했다. ‘호남의 지지를 받는 강력한 영남 후보’라는 전략을 통해 민주당 정권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사실상 이밖에 다른 대체 카드나 검증된 집권 전략이 없다. (중략) 호남은 철저히 승리할 수 있는 카드를 선택할 것이다.”
이는 “비호남 출신으로서 호남 민심을 얻을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여기에는 ‘호남의 선택’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설명이 제시돼 있다. 즉 ‘누구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을 호남의 선택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호남 출신 대선 후보의 생각은 뉘앙스가 다소 다르다. 전북 진안 출신인 정세균 전 총리는 지난주 광주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렇게 주장한 바 있다. “(호남은) PK 출신의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하는 데 힘을 보탰지만, 민주당의 정통성을 지니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 왔다.” 이는 호남이 ‘본선 경쟁력’을 중시하면서도, ‘먼저 자격 있는 후보를 선택한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누구든 본선에서 이길 후보에게 맹목적으로 표를 몰아 주는 것’과 ‘대통령으로서 자격을 갖춘 후보를 먼저 선택하고, 그 후보가 승리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호남이 ‘능동적으로 정권을 창출해 가는 주체가 될지, 아니면 수동적으로 표만 몰아주는 객체로 전락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2개월쯤 뒤엔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그 후보가 호남이 주도적으로 선택한 인물인지, 그저 본선에서 이길 만해서 선택한 인물인지에 따라 호남의 미래도 바뀔 수밖에 없을 터다. 호남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kwangju.co.kr
이는 “비호남 출신으로서 호남 민심을 얻을 수 있겠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여기에는 ‘호남의 선택’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나름의 설명이 제시돼 있다. 즉 ‘누구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을 호남의 선택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앞으로 2개월쯤 뒤엔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그 후보가 호남이 주도적으로 선택한 인물인지, 그저 본선에서 이길 만해서 선택한 인물인지에 따라 호남의 미래도 바뀔 수밖에 없을 터다. 호남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