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도의 가치
2021년 07월 21일(수) 02:00
이례적인 폭염과 폭우나 홍수 또는 초대형 산불 등 사상 최악의 기후 재난이 지구촌을 덮치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에서는 한 달 넘게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700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국에서는 초대형 산불로 12개 주(州)가 초토화됐다.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170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 최악의 재앙을 맞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수많은 재산 피해와 인명 피해가 났다. 이 같은 기후 재난의 원인으로는 인류가 뿜어내는 탄소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이미 2018년 ‘1.5도 특별보고서’에서 “인간의 행위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기후 시스템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IPCC는 또 지구의 온도를 인류의 생존 한계선인 평균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상태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사회 모든 부분에서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탄소 중립을 통해 산업화 이전 수준에 비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2025년까지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든다는 탄소 중립 목표를 세웠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2050 탄소 중립 비전’을 선포했다.

현재 지구 온도는 이미 1.1도 상승한 상태여서, 이 속도대로 진행되면 20∼30년 내에 지구에서 사람이 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따라서 지구의 평균 온도 1.5도는 인류의 터전인 지구를 살리는 중요한 가치인 셈이다. 1.5도의 가치를 보면, 물 부족 인구 50%를 감소시킬 수 있는 데다 작물 수확량 감소 위험도 30%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험 노출 인구도 천만 명 감소시킬 수 있고, 북극의 여름 해빙 위험 역시 10배나 감소시킬 수 있다.

기후 재난은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덮치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재앙이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이념적 구호가 아닌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다. 선택 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다.

/최권일 정치부 부장 ck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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