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바왈라’
2021년 07월 09일(금) 03:00 가가
얼마 전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세계 시장의 눈길이 우리나라의 택배와 배달업체에 쏠렸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면서 택배와 배달업의 시장 규모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반면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사고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택배 노동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숨지는 과로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배달 노동자인 라이더들은 지금도 목숨을 담보로 차량 사이를 누빈다. 유망사업이자 미래산업으로 평가받는 택배·배달업이 정작 그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위험과 목숨의 대가로 성장했다는 점이 동전의 양면 같기만 하다.
‘느림’과 ‘쉼’을 얘기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나라가 인도지만, 이곳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이 있다. 바로 점심 배달이다. 인도 뭄바이의 직장인들은 점심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 ‘배달의 민족’의 라이더와 비슷한 도시락 배달부 ‘다바왈라’가 있기 때문이다. 다바왈라는 가정에서 만든 점심 도시락을 직장인들에게 배달하는 노동자이다.
뭄바이에서는 하루 17만여 개의 도시락을 배달하는 다바왈라의 수가 5000명쯤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락을 가정에서 직장인에게 전달하기까지 평균 네 명의 다바왈라가 4단계(가정→기차배송→분류지→직장)의 작업을 진행하는데, 잘못 배달되는 경우는 600만 건 중 1건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원통 도시락에 붙인 색깔 코드로 행선지를 표시하고, 최종 배달자를 주문 지역 지리에 밝은 토박이로 배정하기 때문이다. 100여 전부터 시작된 다바왈라 산업은 매년 5~10퍼센트가량 성장하고 있다.
다바왈라 산업은 현대의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첨단기술이나 전문성이 없는데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고, 이제 인도의 점심 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다바왈라 산업의 성공은 각 배달 체계에 맞는 배달원의 체력과 시간 안배 및 끈끈한 연대감이 강점인 지역 연고 배치 등 잘 갖춰진 시스템 덕분으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 택배·배달 산업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것을 바꿔 나가야 한다. 속도와 효율성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우리도 이제 다바왈라의 시스템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채희종 사회부장 chae@kwangju.co.kr
반면 이들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사고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택배 노동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숨지는 과로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배달 노동자인 라이더들은 지금도 목숨을 담보로 차량 사이를 누빈다. 유망사업이자 미래산업으로 평가받는 택배·배달업이 정작 그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위험과 목숨의 대가로 성장했다는 점이 동전의 양면 같기만 하다.
우리나라 택배·배달 산업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많은 것을 바꿔 나가야 한다. 속도와 효율성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우리도 이제 다바왈라의 시스템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채희종 사회부장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