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Over)하다 - 이봉수 현대계획연구소 소장
2021년 06월 28일(월) 03:00 가가
인터넷 검색창에 ‘오버하다’란 단어를 치면 어학사전에 ‘사람이 한도를 넘는 일을 하다’라고 뜻풀이가 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버’라는 말이 우리들 일상에 많이 쓰이다 보니 국어사전에까지 등재된 듯하다. 비슷한 뜻으로 앞서다, 설레발치다, 과장하다, 지나치게 행동하다, 지나치다, 선을 넘다 등등의 말들도 긍정보다는 부정의 뜻으로 일상에서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이 시간에 전화하는 건 좀 오버하는 거라고 생각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고자 하는 일을 제지하거나 물량의 과함을 지적하는 말로 많이 사용되는 것이다. 또한 어떤 일에 별 관계도 없는 사람이 주제넘게 불쑥 나서는 행위나, 하는 일이나 모양이 유별나고 엉뚱한 경우에도 ‘오버하다’란 말이 쓰인다.
하지만 이처럼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말이지만 이런 말이 꼭 필요한 분야가 있다. 바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나 안전 분야에서는 ‘오버하는’ 메커니즘이 작용해야만 한다. 지난 2019년 7월, 서울 잠원동에서 5층 건물이 무너져 지나가던 차량 세 대를 그대로 덮쳤다. 이 사고로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예비신부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전국 뉴스에 나오면서, 관련법을 대폭 강화하는 등 제도적 대책을 포함해서 많은 방법들이 논의되고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2년이 지난 지금 광주에서 그와 똑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2년 전 사고와 판박이처럼 비슷한 이번 광주 사고는 철거 계획서에 적힌 순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를 감독할 감리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사고 징후가 있었는데도 현장 관계자들이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무시한 것도 예전처럼 그대로 되풀이됐다.
지난해 5월 정부는 건축물관리법을 시행하면서 해체계획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검토를 받게 했고, 지자체의 허가가 없으면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게 했다. 감리도 지자체가 직접 지정하도록 했다. 광주 사고 현장에서 시공사는 이 절차를 다 지켰다고 했다. 하지만 철거가 계획서대로 진행되는지 관리 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붕괴 위험이 있는 도로도 통제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건설 현장에서 철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역시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해체 공사나 가설 공사 같은 경우 임시로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상식 밖의 철거 방식도 문제다. 위에서부터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잘게 부수는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데 한쪽 면부터 철거를 시작하게 되면 한 쪽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기울어져 무너질 수 있다. 건물이 측면으로 무너진다는 것은 철거하는 과정에서 기둥 역할을 하는 벽이 어떤 이유로든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안전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건축주가 감리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감리 과정에서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2021년에도 이런 식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대형 참사가 일어난다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가 안전 관리에 미흡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철거 중인 건물이었다고 하지만 인도 그리고 도로와 인접한 건물이었기에 더욱 더 철저하게 안전 관리를 했어야 했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기본 과정과 기본 절차가 바로 서지 않은 듯하다. 문화가 향상되고 경제가 성장됨에 따라 국민의 요구가 쌓이고 넘쳐 이에 사회가 부응하기 어려울지라도 기본 과정과 기본 절차는 분명히 세워져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자체에 대한 분석과 대책도 분명 필요하지만,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예방책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어 가나 했는데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로 백신 접종 선두국인 이스라엘과 영국 등에서도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어 방역 수칙을 다시 강화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코로나 백신 접종 현황은 1차 접종 완료자가 29.4%, 2차까지 완료한 접종자가 8.7%로 아직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이번 델타 변이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하니 성급한 방역 수칙 완화 조치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신중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 특히 안전에 관해서는 ‘오버한다’ 싶을 정도로 과한 제도적 규제나 관리 감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건설 현장에서 철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역시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해체 공사나 가설 공사 같은 경우 임시로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에서 안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상식 밖의 철거 방식도 문제다. 위에서부터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잘게 부수는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데 한쪽 면부터 철거를 시작하게 되면 한 쪽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기울어져 무너질 수 있다. 건물이 측면으로 무너진다는 것은 철거하는 과정에서 기둥 역할을 하는 벽이 어떤 이유로든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안전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건축주가 감리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감리 과정에서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2021년에도 이런 식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대형 참사가 일어난다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가 안전 관리에 미흡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철거 중인 건물이었다고 하지만 인도 그리고 도로와 인접한 건물이었기에 더욱 더 철저하게 안전 관리를 했어야 했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기본 과정과 기본 절차가 바로 서지 않은 듯하다. 문화가 향상되고 경제가 성장됨에 따라 국민의 요구가 쌓이고 넘쳐 이에 사회가 부응하기 어려울지라도 기본 과정과 기본 절차는 분명히 세워져야 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 자체에 대한 분석과 대책도 분명 필요하지만,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예방책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어 가나 했는데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로 백신 접종 선두국인 이스라엘과 영국 등에서도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어 방역 수칙을 다시 강화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코로나 백신 접종 현황은 1차 접종 완료자가 29.4%, 2차까지 완료한 접종자가 8.7%로 아직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이번 델타 변이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하니 성급한 방역 수칙 완화 조치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신중한 접근이 있어야 한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 특히 안전에 관해서는 ‘오버한다’ 싶을 정도로 과한 제도적 규제나 관리 감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