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알 시간
2021년 05월 04일(화) 00:00
요즘 우주 개발과 우주여행 관련 뉴스를 접하는 기회가 부쩍 늘었다. 최근에는 ‘우주선 심야 해상 귀환 성공’과 ‘우주여행 티켓 판매’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새벽 3시(미국 동부시간).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유인 우주선이 멕시코만 바다에 안전하게 착수했다. 네 개의 커다란 낙하산에 매달려 칠흑 같은 밤바다에 천천히 착수하는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봤다. ‘크루 드래곤’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우주선에는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체류하며 임무를 수행한 미국과 일본 등의 우주인 네 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또 다른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은 우주여행 티켓 판매에 나섰다. 자신들이 개발한 우주 관광 로켓 ‘뉴 셰퍼드’에 승객을 탑승시켜 고도 100㎞ 이상까지 올라간 뒤 지구궤도를 도는 여행 상품이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화 2억 원대로 예상된다. 우주여행 희망자가 회사 홈페이지에 이름과 이메일을 올리면 업체는 고객에게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최근 2년째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늘면서 시민들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직접 천체를 관측하겠다는 욕구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행성이나 성단·성운을 두 눈으로 관측하기 위해서는 천체망원경을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데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천체망원경 수요가 폭발적이어서 공급이 달릴 정도라고 한다. 중고로 거래되는 물품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은하수와 같은 천체사진을 직접 찍고 싶다는 이들도 많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집콕’을 하는 동안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인간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우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최근 ‘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을 펴낸 천문학 작가 이광식(70) 씨는 “우주를 사색하다 보면 그 시간의 장구함, 그 공간의 광막함을 늘 생각하게 된다”면서 “우주를 아는 것은 우리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을 제공해 준 셈이다.

/송기동 문화2부장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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