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됐든’ 끝내기, KIA 밀어내기 볼넷으로 11회 3-2승
2021년 04월 29일(목) 23:05
11회말 1사 만루 박찬호 밀어내기 볼넷
7회 무사만루서 이준영 무실점 구원
장현식 2이닝 완벽투로 끝내기 승 발판

KIA 선수단이 29일 한화와의 시즌 3차전에서 연장 11회말 나온 박찬호의 끝내기 볼넷으로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빗속의 연장승부에서 ‘호랑이 군단’이 쑥스러운 승리를 챙겼다.

KIA 타이거즈가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1회말 사사구 4개를 묶어 올 시즌 두 번째 끝내기 승리를 기록했다.

양 팀의 실수 연발 속 연장으로 끌려간 승부, 2-2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박찬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승리는 KIA의 차지가 됐다. 이와 함께 KIA는 시즌 6번째 연장 승부 끝에 시즌 두 번째 스윕승을 완성했다.

KIA 멩덴과 한화 카펜터가 맞대결을 벌인 마운드. 야수진의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됐다.

멩덴이 첫 타자 정은원에게 볼넷을 내주면 시작된 경기. 노수광의 중견수 플라이 때 정은원이 2루로 향했다. 하주석의 1루 땅볼로 2사 3루, 힐리의 공을 잡은 3루수 황윤호의 송구실책이 나오면서 한화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멩덴이 점수를 내줬지만 노시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뒤 2회를 연속 삼진으로 열었다. 그리고 최재훈을 2루 땅볼로 잡으면서 삼자범퇴.

3회에는 1사에서 정은원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도루 시도를 막으면서 투 아웃 그리고 노수광의 삼진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던 KIA가 3회말 역시 실책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선두타자 박찬호가 3루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한 뒤 폭투로 2루로 이동했다. 최원준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김선빈이 우측 2루타를 만들면서 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KIA가 이어진 수비에서 바로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타자 하주석을 좌전안타로 내보낸 4회. 하주석이 2루 베이스에 이어 3루 베이스까지 훔쳤다. 그리고 이성열의 플라이가 중견수 방향으로 높게 뜨면서 희생플라이가 기록됐다.

5회도 힘겨웠다. 멩덴이 3루수 황윤호의 포구 실책으로 선두타자 최재훈을 내보냈다. 공이 빠진 사이 2루 진루를 시도하던 최재훈이 아웃되면서 한숨을 돌린 멩덴은 6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5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7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 좌완 이준영이 불펜을 구했다.

멩덴에 이어 7회 박준표가 구원 투입됐지만, 우전 안타 뒤 몸에 맞는 볼과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처했다. 이준영이 투입돼 대타 김민하의 타구를 직접 잡아 홈에 송구했다. 공을 받은 포수 한승택이 1루로 연결하면서 병살타가 만들어졌다. 이어 이준영이 하주석을 유격수 땅볼로 잡으면서 무사 만루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이후에는 불펜의 호투 릴레이가 펼쳐졌다.

장현식이 2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10회 나온 정해영도 삼자범퇴로 1이닝을 책임졌다. 11회에는 김현수가 출격했다.

불펜 전환 뒤 첫 등판에 나선 김현수는 노시환을 2루 땅볼로 잡은 뒤 이성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장운호에게 볼넷은 내줬지만 유장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끝내기 기회를 만들었다.

자력으로 만든 시원한 끝내기는 아니었다.

앞선 4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던 이진영이 선두타자로 나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김태진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루. 이어 폭투가 나오면서 이진영이 3루로 향했다. 한승택의 볼넷 뒤 대타 김민식의 고의 사구로 1사 만루.

한화가 투수를 윤대경에서 오동욱으로 교체했지만, 박찬호를 상대로 볼 3개를 연달아 던졌다. 스트라이크 하나를 지켜본 박찬호는 5번째 볼과 함께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했다.

밀어내기 볼넷 끝내기는 시즌 첫 번째, 통산 61호다.

윌리엄스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특히 불펜이 다시 한 번 좋은 피칭을 해주며 무실점으로 잘 지켜줘 승리할 수 있었다”며 “선발 멩덴은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날카로운 피칭은 아니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고 불펜에 잘 넘겨줬다”고 언급했다.

2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의 발판을 놓은 장현식은 “오늘 경기도 평소와 다름없이 힘 빼고, 던지는 순간 타자와의 승부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이었고 좋은 결과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지난해까지는 투구시 일찌감치 힘을 쓰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구속과 구위가 모두 좋지 않았지만, 올 시즌에는 코치님들의 조언에 따라 릴리스 포인트에 힘을 쓰다 보니 구위와 구속 모두 좋아진 것 같다”며 “사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를 준비했기에 시즌 초반까지 욕심이 있었지만, 지금은 팀에 도움이 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지금 주어진 보직에 맞게 운동하고, 마음가짐을 가지려 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효율적으로 운동과 관리를 도와주시고 있어서 하루하루 즐겁게 던지고 있다. 지금 모습대로 시즌 끝날 때까지 아프지 않고 완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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