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광주의료원 접근성 확보가 최우선”
2021년 01월 22일(금) 00:00
광주시, 250병상 규모 추진
후보지 4곳 대상으로 신축·리모델링 타당성 조사
방역전문가·의료인들 “접근성 떨어지면 애물단지”

사진은 코로나19전담병원으로 운영중인 광주 남구 노대동 빛고을전남대병원. <광주일보 자료사진>

공공 ‘광주의료원’ 설립을 추진중인 광주시가 ‘신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시는 4곳의 후보지를 대상으로 설립타당성 조사 용역 절차를 밟고 있으며, 용역 결과에 따라 최종 설립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역 방역전문가와 의료인들 사이에선 “공공 의료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신축과 리모델링 여부를 떠나 접근성이 뛰어나야 한다”면서 “접근성을 후순위에 놓고 예산절감 등에만 초점을 맞춘 광주시의 행정행위는 적절치 않다”며 대상지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24년까지 250여 병상 규모의 광주의료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11일 설립타당성 조사용역 계약을 관련 부서에 의뢰하고, 내달까지 사전규격공개 및 입찰공고, 제안서 평가위원회 구성 및 제안서 평가, 계약체결 등을 거쳐 오는 10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신축과 기존 건물 리모델링 등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놓고, 후보지로 4곳을 압축한 상태다.

시는 용역을 통해 최종 후보지가 확정되면 곧바로 의료원 설립 협의서 및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요구서를 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위한 용역 등 준비에만 5∼6년이 소요되지만, 면제조치만 있으면 1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산 등 감염병 질환 사태가 엄중한 상황이지만, 예타가 면제되더라도 신축시엔 병원 완공까지 빨라도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신축비용 마련도 부담이다. 정부에서 신축비용의 50%를 지원하고 있지만, 나머지 50%의 공사비에다 수백원대의 의료기기 구입비, 부지매입비까지 1000억원에 육박하는 비용을 광주시가 마련해야 한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비용을 줄이고 공사기간도 앞당길 수 있는 방법으로, 기존 의료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광주시는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중인 빛고을 전남대병원 건물과 인근 부지를 공공의료원 리모델링 적합지로 정하고, 후보지 4곳 중 한 곳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해당 병원을 리모델링 할 경우 수백억원대의 예산 절감과 공사기간 단축 효과가 있는 반면 병원 규모는 100병상(최대 150병상)대로 축소되고, 기존 건물의 동선 구조 등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특히 병원이 주요 도심과 5㎞ 넘게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 점은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광주시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20일 ‘광주의료원 설립추진을 위한 제3차 민관합동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참석 의료인들은 “접근성이 좋은 장소에 신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역의 한 의료인은 “접근성이 좋고, 최신 시설을 갖춘 미래형 의료시설을 신축해야만 개관 후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리모델링이 거론되는 병원의 경우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탓에 접근성이 좋지 않고, 이 때문에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료인도 “상대적으로 서민층이 많이 이용하게 될 공공의료원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한 접근성이 좋지 않으면, 개관하더라도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는 성급하게 대상지를 정할 게 아니라, 시민과 지역사회, 정치권 등의 뜻을 모아 최적의 장소를 찾아내고 부족한 예산은 정부 설득 등을 통해 마련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까지 신축 또는 리모델링 등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광산구와 서구 경계지역 등 4곳을 후보지로 놓고 용역의뢰 절차를 밟고 있으며, 후보지 모두 의료인들이 요구하는 접근성이 뛰어난 장소는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공공의료원은 필수의료 진료 및 치료,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감염병 등 재난·응급상황에서 직접 대처 및 의료기관간 가교·지원하는 역할 등을 맡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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