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판사 사찰 검찰이 했는데 왜 항의는 청와대로 가나"
2020년 11월 29일(일) 19:45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징계위 결론 먼저’ 가닥
국민의힘 지도부 ‘국조 촉구’…초선, 청와대 1인 시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결정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적으로 ‘국정조사 불가’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윤 총장이 제기한 직무배제 집행정지 신청과 추 장관이 청구한 윤 총장의 징계문제 등이 일단락된 이후에야 논의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9일 “국정조사는 물 건너가는 것 같다”며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의결되더라도 법적 다툼이 계속 이어질 텐데, 국정조사 논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수사와 재판에 대한 사안은 국정조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이 쟁점화한 국정조사 언급을 피하고, 대신 법무부 징계위원회를 부각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낙연 대표의 국조 제안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대여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주 윤 총장 직무배제뿐 아니라 검언유착 의혹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먼저 국정조사를 하자고 했는데, 민주당이 뒤늦게 발을 빼고 있다”며 “애초 제안한 대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강하게 국조를 검토하라고 했는데 당에서 거부하면 대표 레임덕인지 모른다”고 비꼬기도 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통화에서 “검찰 수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하니까 갑자기 수사를 중단시키려고 정권이 윤 총장 직무배제라는 무리수를 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희숙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기반을 흔들만한 뭐가 있길래 법무장관을 앞세워 이 난리를 치는가”라며 “법무부와 검찰 모두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국정조사로 진실을 찾겠습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사흘째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며 당 지도부 동력에 힘을 보탰다.

여야의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판사 사찰은 검찰이 했는데 항의는 청와대로 가셨다”며 “굳이 항의하시겠다면 판사 사찰 문건이 생산된 서초로 가심이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시위 현장 방문에 “엄중한 코로나 확산세를 진심으로 걱정하신다면 일단 집으로 돌아가라고 만류하심이 옳다”며 “어떻게 방역보다 정쟁이 우선이고 국민 건강과 안전보다 검찰 비호가 먼저냐”고 비판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이날 추 장관에 대해 ‘역겹다’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도 “국민의힘의 연이은 막말 대잔치를 보시는 것이 국민께는 더 역겨울 것”이라며 “최소한의 인격과 품격을 지켜달라”고 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페이스북에서 “올해 1월 검사 세평을 수집했다고 경찰청장을 고발했던 국민의힘이 판사 사찰 의혹에는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며 “검찰 문제만 나오면 ‘묻지마 식 감싸기’에 나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청와대 앞 1인시위 중인 초선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사전에 묵시적으로 허용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며 “대통령은 이 상황에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더 답답해진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추 장관의 행위는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납득이 안 된다”며 “일반인이 TV를 틀어 놓고 추 장관의 모습을 보며 너무너무 역겨워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회도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해야 한다”며 “여야는 국정조사권 발동 여부를 포함해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국조 수용을 압박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집권세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적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시스템을 짓밟고 있다”며 “이 현실을 보고도 저항하지 않는다면 검사가 아니다”라고 검사들을 두둔했다.

/오광록 기자 kroh@·연합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