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도 사구 보호, 통제만이 능사 아니다”
2020년 11월 03일(화) 04:00
[신안 우이도 사구 올바른 복원·개방 위한 민·관 토론회]
1990년대 높이 최대 80m 장관…숲 우거져 모래 공급 막혀
개방정도·보존방식·주민참여·학술용역 등 다양한 의견 교환

신안 도초면 우이도의 동양 최대 풍성사구.

동양 최대 풍성사구를 가진 신안 우이도의 복원과 개방을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댔다.

3일 신안군에 따르면 도초면 우이도에는 동양 최대의 풍성사구가 있다. 우이도 사구는 바람에 실린 모래가 쌓이면서 형성된다. 바람이 빚어낸 사구 모래 작품은 지상 최대의 예술품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우이도 사구는 1990년대 높이 70∼80m, 폭 밑쪽 20m, 위쪽 50m로 대형 사구에 속했지만, 지금은 높이가 30m 이상 낮아졌다. 이에 따라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는 우이도 사구 지형변화 복원 모니터링을 위해 2011년부터 일반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5년 단위로 연장하는 이러한 통제 조치는 지난 7월15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다시 2025년까지 연장됐다.

장기간 우이도가 통제되면서 복원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남도와 신안군, 우이도 주민, 섬연구소 관계자들이 최근 우이도에서 사구의 올바른 복원과 개방을 위한 민·관 현장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참석한 강제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은 “1990년대 후반까지 수백 마리의 소와 염소가 사구 일대를 오르내리며 풀을 뜯어 먹었는데 모래가 바람에 잘 날려서 사구의 원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사구 주변의 나무가 땔감 용도로 쓰이면서 남풍이 불면 자연스럽게 모래가 쌓였다”며 “하지만 땔감을 쓸 일이 없어지면서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찼고, 이 때문에 모래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도해국립공원 서부사무소의 통제 정책이 사구 훼손을 가속화했다는 주장이다.

우이도 사구와 지리·환경이 비슷한 인천시 옹진군의 대청도 옥죽포와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변 사례도 소개됐다.

최광희 관동대 교수는 “우이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보호받으면서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반면, 대청도의 옥죽포 역시 국가 지질공원으로 지정됐지만 일본 돗토리현 사구처럼 사람들에게 개방되고 있다”면서 “동일한 환경에서 비슷한 과정을 거쳐온 만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이도 주민들은 사구 복원·개방 정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사구 개방의 정도와 보존 방식에서 찬·반 논쟁이 뜨거웠지만, ▲방문객이 잘 인식할 수 있는 보행 유도 안내판 설치 ▲‘산지’ 매입 ▲주민 참여 학술 용역 등 장기 발전 계획 수립 등에 대해서는 의견을 공유, 미래 추진방향을 설정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풍성사구는 신안군의 향토유적 제9호로 지정돼 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모래언덕으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사구의 복원과 개방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대안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신안=이상선 기자 ssle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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