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다도 주민들 “부실공사 민원 묵살…제방 붕괴”
2020년 09월 13일(일) 18:30
“나주시 늑장 대응 탓”
잔해 방치 2차 피해 우려도

나주시 다도면 마산리 ‘하평 소하천 정비사업’ 과정에서 부실공사로 석축 제방 일부가 붕괴됐다. <마을주민 제공>

나주시가 소하천 정비사업의 부실 공사 민원을 묵살해 제방이 무너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제방 붕괴에도 불구하고 나주시는 제방 복구는 커녕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아 추가 피해 우려와 함께 안전불감증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3일 나주시에 따르면 시는 다도면 마산리 ‘하평 소하천 정비 사업’을 지난 2018년과 올해 초 2차례에 걸쳐 시행했다. 이 사업은 강인규 나주시장이 주민과의 대화에서 소하천 정비 사업을 받아들여 진행됐다.

석축 제방 공사는 40여m 가량 시행됐는데 1차 20여m는 지난 2018년 A건설사가, 2차 20여m는 올해 초 B건설사가 진행했다.

1차 공사가 끝난 뒤 점검 과정에서 제방에 금이 가는 등 문제가 발견되자 마을 주민이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나주시는 이를 묵살, 2년가량 방치했고 최근 집중호우 때 제방이 무너졌다. 올해 초 건설된 나머지 20여m 구간은 붕괴되지 않았다.

나주시가 늑장을 부리다 하자보수기간을 넘겨 결국 지방비로 제방 복구 작업을 진행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나주시는 제방 붕괴에도 복구는 커녕 현장 확인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무너진 석축과 콘크리트 잔해가 하천에 방치돼 물길을 막음으로써 2차 피해가 우려마저 낳고 있다.

양계실 마산마을 이장은 “2018년 시행한 1차 공사가 끝난 뒤 갈라진 곳이 너무 많아 나주시에 부실 공사 민원을 제기했다”며 “올해 초 나머지 절반을 공사한 제방은 멀쩡한데 부실공사라고 지적했던 구간만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고 지적했다.

제방이 무너진 밭 주인 C씨는 “태풍이 이어지고 비도 계속 내리는데 제방 복구를 하지 않아 조상 묘소가 떠내려갈 상황”이라며 “제방 붕괴는 집중호우 때문이 아니라 나주시의 늑장 대응이 부른 인재다”고 비난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하평 소하천 붕괴에 대해 다도면으로부터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가 가장 큰 곳이라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하지만 다른 피해지역의 복구가 더 급해 아직까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늦어도 10월 말까지 복구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나주=손영철 기자 ycs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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