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셜리 클럽 박서련 지음
2020년 09월 04일(금) 00:00 가가
스무 살 설희는 호주 할머니 ‘셜리’들의 클럽에 가입을 신청한다. 설희는 한국인 젊은 여성이다. 그가 셜리 클럽에 가입한 것은 그녀의 영어식 이름이 ‘셜리’이기 때문이다. 단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놀랍고 예상치 못한 만남이 이어진다.
예상대로 ‘셜리’ 클럽은 셜리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의 모임이다. 셜리라는 이름이 예전에 유행한 탓에 멤버들 중에는 유독 할머니가 많다. 할머니들은 셜리를 아껴주고 감싸주고 여러 어려움에서 도와준다. 이렇듯 많은 셜리들은 단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재미와 음식을 매개로 우정을 나눈다. 지난 2015년 실천문학으로 데뷔해 장편 ‘체공녀 강주룡’으로 제23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박서련의 장편 ‘더 셜리 클럽’의 내용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29번으로 출간된 작품은 우리를 강하게 하고 좋은 사람이게 하는 요소인 연대를 이야기한다.
주말이면 셜리(설희)는 쉐어하우스를 나와 멜버른을 거닌다. 축제 기간에 우연히 만난 S는 목소리가 이색적이다. 셜리는 S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나아가 혼혈인지 이민자인지 알지 못한다. 단지 음색이 독특하다는 이유로 기억한다. 그러나 몇 차례 만남 이후 셜리는 S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느 정도 알고 가까워졌으며, 조금 더 알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즈음 별안간 S가 사라진다. 연락도 없고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증발해 버린 것이다.
박준 시인은 추천사에서 “‘더 셜리 클럽’을 읽는 것은 이름 하나를 새로 얻는 일 같습니다. 아울러 나와 똑같은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기쁨과 같은 슬픔들을 느낄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기도 합니다”라고 평한다. <민음사·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박준 시인은 추천사에서 “‘더 셜리 클럽’을 읽는 것은 이름 하나를 새로 얻는 일 같습니다. 아울러 나와 똑같은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기쁨과 같은 슬픔들을 느낄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기도 합니다”라고 평한다. <민음사·1만3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