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쓴다는 건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반이다”
2020년 08월 31일(월) 00:00 가가
이기호 작가 ‘누가 봐도 연애소설’ 펴내
재기발랄한 이야기꾼 소설가 이기호(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연애소설 ‘누가 봐도 연애소설’(위즈덤 하우스)을 펴냈다.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이번 작품집은 연애를 다룬 30편 소설이 수록돼 있다. 소설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작가의 말이다.
“세상 모든 소설은 다 연애소설이라고 하던데, 나에게 그건 ‘연애’라는 단어에 방점이 찍힌 말이라기보단 ‘소설’을 쓰는 마음에 대한 가르침으로 들린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아끼는 마음이 절반이니까.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으로 소설을 쓴다는 사람을 본 적 없거니와 누군가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야기를 짓는다는 사람도 만나본 적 없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극히 평범하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캐릭터들이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은 어딘가 아프다. 암에 걸렸거나 애인에게 차였거나 시험에 떨어졌다. 더러는 삶이 초라하거나 이혼의 상처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야기는 달콤하거나 가슴 시린 연애 소설은 아니다. 그보다는 무엇인가 모자란, 결핍의 인물들이 자신보다 더 못한 처지의 사람들을 생각한다는 점이다.
단편 ‘뭘 잘 모르는 남자’의 주인공은 어느 날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다. 그러나 몸을 아래로 던지려는 순간, 그는 오히려 타인을 생각한다.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살피다 고시원에 거주하는 남자의 차를 발견한다. 주인공은 혹여 차를 망가뜨릴까봐 차마 결심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짧은 이야기 30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은 대체로 힘들고 고달프다. 여유가 없고 더러는 자기 몸 하나 건사할 수도 없지만 타인에게 사랑을 베푼다. 누가 봐도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러나 사랑만큼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법이다.
작가는 “어쩌다 보니 짧은 소설만 벌써 세 권째다. 5년째 한 달에 두세 편씩 꼬박꼬박 짧은 소설을 쓰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매번 무슨 백일장을 치르는 느낌이다. 백일장은 쓴 사람 이름을 가린 채 오직 글로만 평가를 받는 법. 그 마음으로 계속 근육을 단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1999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작가는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와 장편 ‘사과는 잘해요’ 등을 펴냈다.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받았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이번 작품집은 연애를 다룬 30편 소설이 수록돼 있다. 소설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작가의 말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지극히 평범하다.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캐릭터들이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이들은 어딘가 아프다. 암에 걸렸거나 애인에게 차였거나 시험에 떨어졌다. 더러는 삶이 초라하거나 이혼의 상처에 시달리기도 한다.
짧은 이야기 30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은 대체로 힘들고 고달프다. 여유가 없고 더러는 자기 몸 하나 건사할 수도 없지만 타인에게 사랑을 베푼다. 누가 봐도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러나 사랑만큼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법이다.
작가는 “어쩌다 보니 짧은 소설만 벌써 세 권째다. 5년째 한 달에 두세 편씩 꼬박꼬박 짧은 소설을 쓰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매번 무슨 백일장을 치르는 느낌이다. 백일장은 쓴 사람 이름을 가린 채 오직 글로만 평가를 받는 법. 그 마음으로 계속 근육을 단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1999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작가는 소설집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와 장편 ‘사과는 잘해요’ 등을 펴냈다. 동인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받았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