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발상의 전환 통했다…푸드플랜 사업 새 도약
2020년 08월 31일(월) 00:00
전남 유일 푸드플랜 패키지 지원 공모 선정…2024년까지 11개 사업 추진
농협과 부지 확보 협력 통해 ‘공공급식지원센터’ 건립…사업비 대폭 절감
광주에 ‘장성군로컬푸드 직매장’ 개설…농가 소득 증대·일자리 창출 효과

장성 남면 로컬푸드 직매장.

장성군이 획기적인 상생협력을 통해 농업분야 발전의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

장성군은 최근 지역 푸드플랜 사업의 핵심시설인 ‘공공급식지원센터’와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넓혀줄 ‘광주권 장성로컬푸드직매장’의 설립을 가시화했다. 특히 사업 추진을 가로막았던 난제들을 합리적으로 해결한 점이 주목된다. 장성군은 ㈜농협경제지주, 한국농어촌공사와 협력을 통해 사업 추진과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



◇작지만 강한 농가 만들기 ‘지역 푸드플랜’

푸드플랜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대한 유통의 전 과정을 계획하는 사업이다. 지역 내 중소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농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모든 단계를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구축한다. 아울러 참여농가에 대한 교육과 철저한 품질 관리도 수반한다.

장성군은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2020년 푸드플랜 패키지 지원 공모사업’에 전남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에 따라 장성군은 공공급식지원센터 설립과 대도시권 직매장 건립 등 푸드플랜 관련 11개 사업을 2024년까지 5년간 추진하게 됐다.



◇발상의 전환 통해 ‘공공급식지원센터’ 건립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거나 학교 및 복지시설 등에 공공급식으로 납품된다. 특히 공공급식은 일정량의 물량을 정기적으로 납품할 수 있어 푸드플랜 참여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농산물을 보관하고 안정적으로 유통시킬 수 있는 전문시설이 필요한데 ‘공공급식지원센터’가 이 역할을 맡게 된다. 공공급식지원센터는 공공급식용 식자재의 유통을 전담하는 통합물류시설이다.

애초, 장성군은 농식품부 푸드플랜 공모사업을 통해 공공급식지원센터의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건축과 설계, 부지 매입 등에 총 62억원(국비 20억원 포함)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부지 확보였다. 공공급식지원센터 건립을 위해서는 700평대의 부지가 필요했으나 적합지를 찾기 어려웠다.

이때 장성군이 눈길을 돌린 곳이 장성읍 성산에 위치한 농협장성물류센터였다. 이 곳은 ㈜농협경제지주가 운영하고 있는 유통시설로, 최근 유통기능 사업을 축소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장성군은 ㈜농협경제지주 측에 상생방안을 제시했다. 농협이 장성물류센터 내에 공공급식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장성군이 이를 임차해 사용하겠다는 제안이었다. 농협 측에서 이를 수락하면서 사업이 일사천리로 추진됐다.



◇사업비 절감·시너지 극대화

장성군과 농협이 공공급식지원센터 건립을 함께 추진하기로 하면서 장성군이 부담해야할 사업비가 대폭 절감됐다. 농협이 부지 제공과 건축을 맡기로 해 장성군은 장비 구입과 내부시설 설치만 감당하면 된다. 이에 따라 장성군은 최초 예상했던 사업비에서 52억원이 절감된 10억원의 사업비만을 지출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또 농협장성물류센터 내 다른 유통시설들과 가까워 사업적인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게다가 사통팔달로 교통이 원활한 지역이어서 유통시설의 부지로 적합하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지역 푸드플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농협과 자치단체가 상생협력한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수 있도록 공공급식지원센터 건립에 내실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성군이 농협 측에 지불해야 할 임차료는 공공급식지원센터 건립이 완료되는 내년 이후 건축물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산정될 예정이며 향후 협의를 통해 농가환원사업에 활용할 방침이다.



<@> ◇광주권에 ‘장성로컬푸드 직매장’ 개설

공공급식지원센터 건립과 함께 장성군은 광주시에 장성로컬푸드 직매장을 세워 푸드플랜 참여 농가의 판로를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푸드플랜에 참여한 지역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주는 판매처다. 농협에서 운영하지만 일반적인 마트와는 큰 차이가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의 농산물은 중간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고 농가에서 직접 납품한다. 가격 역시 농업인이 시세를 고려해 책정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과 만족도가 높다.

일례로 남면에 위치한 장성군 로컬푸드 직매장은 개장 3년 동안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7년 개장 첫해 매출 10억원을 기록한 이래 이듬해 35억원, 지난해 44억원의 실적을 올리는 등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37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대비 68% 신장됐다.

광주권 장성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서는 지역은 첨단3지구에 속하는 북구 오룡동 일대다. 공사부지는 1590평(5256㎡)으로, 인구 12만명 규모의 소비시장이 인접한 데다 장성군과도 가까워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에 최적지로 꼽힌다.

해당 부지는 한국농어촌공사의 소유로, 당초 공사 측은 부지 매각의사가 없었다. 장성군 관계자는 “지속적인 설득 및 협의 과정을 거쳐 매각동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역푸드플랜 선도 지자체 선정’에서 농촌형 최우수 시군으로 이름을 올린 장성군은 올해 3월 유두석 군수와 이개호 국회의원,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한 자리에 모여 로컬푸드 직매장 개설 등 협력안을 논의하면서 ‘광주권 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20여 회에 걸친 농어촌공사 관계자와 실무회의를 거쳐 7월 말 농어촌공사 측이 부지매각을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장성군과 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는 지난 4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광주권 장성로컬푸드 직매장 건립을 확정했다.



◇농가소득 안정화·고용 창출 기대

장성군은 광주권 장성로컬푸드 직매장이 건립되면 연간 6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참여 농가당 월 150만원의 소득 창출로 이어지며, 지역 내 중소농가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직매장 운영과 관련된 식품 가공 등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 군수는 “지역 중소농가를 살리기 위한 장성군의 적극 행정과 농어촌공사의 협력이 광주권 장성로컬푸드 직매장 건립 추진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유 군수는 이어 “로컬푸드 직매장의 생명은 신뢰”라며 “광주권 소비자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농산물의 품질 관리와 규격화, 푸드플랜 참여 농가의 교육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장성=김용호 기자 yongh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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