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배 50% 저온 피해…농가 3년 연속 ‘한숨’
2020년 04월 10일(금) 00:00
봉황·금천면 등 972㏊ 냉해
생육 부진에 상품가치 떨어져
나주시, 다음달 착과율 실측
전수조사 거쳐 재난기금 지원 추진

강인규(오른쪽) 나주시장이 저온피해가 발생한 배 과수원을 방문해 농민으로부터 피해 상황을 듣고 있다. <나주시 제공>

우리나라 배 주산지인 나주에서 배꽃이 필때 내습한 꽃샘추위로 재배 면적의 절반가량이 저온 피해를 입었다. 나주지역은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도 전체 배 재배면적의 52%, 43%에서 저온 피해가 발생했다.

9일 나주시에 따르면 배 개화기 전후인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지는 이상 저온 현상이 발생해 나주지역 배 재배면적 1943㏊ 중 50%인 972㏊에서 저온 피해가 발생했다.

나주시는 봉황면·금천면·노안면을 중심으로 나주지역 전체 배 재배면적 1943㏊ 중 50%를 차지하는 972㏊에서 냉해가 발생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저온 피해는 한창 꽃망울을 머금은 채 개화를 앞둔 배꽃봉우리가 갑작스런 이상 저온으로 얼어붙는 현상이다. 배꽃 암술머리와 배주가 검게 변하거나 심하면 괴사한다.

나주시 관계자는 “배 개화기에 영하 1.7도 이하가 30분 이상 지속하면 배꽃 암술머리와 배주가 검게 변하는 등 저온 피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온 피해를 보면 수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생육 부진으로 상품 가치가 현저히 떨어져 철저한 예방과 후속 관리가 필요하다.

나주배연구소 관계자는 “배꽃 중심에 피해를 입은 경우 피해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며 “인공수분을 할때 옆쪽 꽃을 활용하는 등 수분 작업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서리 피해는 내년 개화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과, 병해충 관리 등 사후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한다”며 “낙화 후 요소를 잎에 살포해 활력과 수세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열매솎기는 착과가 확실시 된 다음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나주배 농가들은 피해 접수와 전수 조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확한 착과불량 피해율 집계는 배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완전히 맺히는 5월 중순께나 확인이 가능하다.

나주시 관계자는 “다음 달 착과율을 실측, 최종 저온 피해 면적을 정부와 전남도에 보고해 농약 비용, 영농자금, 자녀 학자금 등 재난기금을 지원받겠다”고 밝혔다.

전수조사와 연구 분석 결과 저온 피해에 의한 착과불량으로 확인될 경우 농업재해보험 가입 농가들은 보험약관에 따라 보상을 받게 된다.

재해보험에서는 냉해 피해 기준을 ‘기온이 0도씨 이하로 떨어졌을 때’로 규정하고 있어 보상절차는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지역은 2018년과 2019년에도 전체 배 재배면적의 52%와 43%가 저온 피해를 봤다. 나주시는 지난해 배 저온 피해 재난기금으로 45억원을 지원받았다.

나주시는 이상 기후로 개화기 영하의 날씨가 유지되면서 저온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냉해에 상대적으로 약한 신고 품종(전체 재배면적의 80% 차지)을 원황, 황금, 추황 품종 등으로 바꿀 것을 농가에 권유하고 있다.

/나주=김민수 기자 km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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