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칼럼-문기전 광주YMCA 사무총장] 끝나지 않는 역사, 끝날 수 없는 역사
2019년 08월 27일(화) 04:50
지난달 1일 일본의 아베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발표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일본이 수출 규제를 단행한 이유는 누가 보아도 한국 대법원이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개인 청구권이 남아 있음을 판결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는 세계적인 비난을 피하고 싶어서인지 안보상의 이유라고 둘러대며 뚜렷한 이유를 말하지 않고 자꾸 말을 바꾸고 있다.

이는 결국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아베 정부의 이번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명백히 한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기 위한 경제 침탈로 규정할 수 있다.

아베 정부를 비롯한 일본 우익들은 해방된 지 7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36년간의 한반도에 대한 식민 통치를 합법이라 주장하며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아베 정부는 끊임없이 문재인 정부가 국가간의 약속을 뒤집는 믿을 수 없는 정부라고 비난한다. 그에 대한 근거로 1965년 한일 협정으로 국가간 청구뿐만 아니라, 개인 청구권까지도 소멸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대법원의 판결대로 개인 청구권이 살아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한일 협정에서 개인 청구권의 이야기는 조문에 포함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일본이 타국과의 개인 청구권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나를 보아도 뚜렷하게 알 수 있다.

1965년 한일 협정과 마찬가지로 일본은 미국과 소련을 대상으로도 청구권 협정을 체결했다. 일명 샌프란시스코 평화 조약(1951년)과 일·소 공동 선언(1956년)이 그것이다. 미국의 군사 행동으로 인한 원폭 피해자와 소련의 조치로 피해를 본 시베리아 억류 피해자는 개인 청구권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일본의 사법부는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피해를 본 개인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조약과 일·소 공동 선언에 포함된 청구권 포기 조항은 개인의 청구권을 소멸하지 않았다는 해석을 내렸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징용 배상을 위한 개인 청구권이라는 정치적인 문제를 풀고자 일본 정부가 대화에 나설 것을 다각도로 요구하였다. 그러나 그 어떤 대화에도 나서지 않는 일본 정부를 향해 급기야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다. 일본의 경제 침탈과 불손한 태도에 대한 당연한 대응인데 일본은 경제 문제를 안보 문제와 연결하였다고 비난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일본의 뻔뻔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태도는 경제 강국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도 찾아볼 수 없으며 우리 국민까지도 무시하는 처사라 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대응은 보다 냉철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노 아베’(NO ABE)를 외치며 일본 제품 불매 운동, 일본 여행 안가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운동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원점으로 돌릴 때까지 계속 펼쳐 나가야 한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은 달라야 한다. 앞으로 닥쳐 올 경제적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고려하여 초당적으로 여야 협력을 이끌어 내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또한 반도체 소재 부품 분야의 기술 개발을 위한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을 이끌어내는 정책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의 경제적 침탈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감정만으로 결코 이길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일본에 대한 범시민적인 운동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전개할 것이니 정부와 정치권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기를 바란다. 총선의 시계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가 그곳에 있음을 여야 정치권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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