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사보임 허가 말라” 의장실 점거
2019년 04월 25일(목) 00:00
고성·막말에 아수라장
문 의장, 쇼크로 병원행

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선거법 개정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 항의 방문한 김명연 의원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 후폭풍에 국회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전날부터 국회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4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해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을 허가하면 결국 연동형 비례제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을 패스트트랙의 길로 가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의장이 대한민국의 헌법을 무너뜨리는 장본인이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의장은 “(이렇게) 겁박해서 될 일이 아니다. 최후의 결정은 내가 할 것”이라면서 “국회 관행을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답했다.

문 의장의 발언이 ‘사보임 허가’의 뜻으로 해석되자 나 원내대표와 동행한 한국당 의원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 ‘의장직 사퇴’ 주장 등 거친 설전이 오갔고 일부 의원은 국회 직원들과 서로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그러자 문 의장은 “국회가 난장판이다. 의장실에 와서 뭐 하는 것이냐”며 “이게 대한민국 국회가 맞냐”고 소리치기도 했다.결국 30분이 넘는 설전과 몸싸움 끝에 문 의장은 저혈당 쇼크로 국회 의무실을 찾았고 ‘병원에 가는 게 좋겠다’는 의무진의 소견에 따라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동했다.

이런 가운데 문 의장이 자리를 뜨는 과정에서 이를 막는 임이자 의원의 얼굴을 손으로 감싼 것과 관련 자유한국당에서는 ‘성추행’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 의장에 대한 고소·고발 검토는 물론 즉각적인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 의장 측에서는 “밀치고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한국당 의원들이) 만들어 놓고 성 추행이라고 하는 건 일종의 자해공갈”이라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회동에서 본인이 더불어민주당에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김 원내대표가 민주당 입당을 조건으로 패스트 트랙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말도 안 되는 발언이다. 저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이어 “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을 막기 위한 공작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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