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혁신’, 인사(人事)가 먼저다
2019년 01월 23일(수) 00:00
지난 2002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허브로 키우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조성사업)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워 지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는 2023년까지 진행되는 조성사업은 핵심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해 전당의 에너지를 광주 전역에 퍼뜨리는 5대 문화권 조성까지 총 5조3000억 원이 투입되는 메가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무관심과 예산퍼주기의 사례로 ‘찍히면서’ 위상이 추락했다. 특히 당시 조성사업의 추진동력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추진기획단 축소와 콘텐츠 부실 등으로 문화수도의 밑그림은 크게 바뀌었다.

무엇보다 난해하고 실험성 짙은 콘텐츠가 발목을 잡았다. 이에 자칫 예산만 축내는 애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면서 지역의 문화예술인, 시민단체, 교수, 전문가, 공무원 등이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다름아닌 (사)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지원포럼)이다.

지난 2013년 창립된 지원포럼은 초대 대표인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과 제2대 손정연 대표를 중심으로 전당분과, 문화도시환경조성분과, 예술진흥·문화산업분과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 방향과 전당 콘텐츠의 대안을 모색하는 거버넌스역할을 해왔다.

최근 지원포럼이 때아닌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8일 열린 지원포럼 임시총회에서 이사회가 추천한 ‘신임회장 선임안건’에 대해 대다수 위원들이 ‘이력’을 이유로 오는 2월말 정기총회로 논의를 미룬 것이다. 지원포럼은 2015년 12월 취임한 손 대표가 개인적인 이유로 작년 말 사임하자 조영풍(75) 미래환경정책연구원 고문을 신임회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상정하기 위해 임시총회를 긴급소집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체 위원 65명 중 위임장을 제출한 인사 포함 41명이 참석해 상정안건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위원들은 신임회장 추천자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문화활동 경력이 없는 조 고문의 ‘자격’을 문제삼았다. 신임회장 추천자는 광주대 경상대학 교수로 재직한 후 미래환경정책 고문 등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광주시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지원포럼은 시 산하기관이나 단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예산을 시로부터 지원받는 특수한 관계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A위원은 “신임회장 추천자의 문화 마인드와 철학, 전당에 대한 ‘전략’이 거의 없어 결정할 수 없었다”며 “꼭 문화전문가가 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선’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임시총회 하루 전(17일), 광주시장 직속 혁신추진위원회는 공공기관 운영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해 기관·단체 통폐합 등 강도높은 혁신 권고안을 광주시에 제안했다. 권고안의 핵심은 인사와 채용의 공정성, 재정운영의 투명성, 공공성 강화다. 하지만 아무리 구슬이 많아도 꿰어야 보배다. 민선 7기의 혁신이 힘을 받으려면 적재적소의 인사가 먼저일 것이다.

<제작국장·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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