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 ♥ DREAM 프로젝트] (1) 프롤로그
임신하면 사직 vs 출산하면 승진 … 어느 나라서 아이 낳고 싶나요
2018년 01월 02일(화) 00:00

꿈은 미래이고 희망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꿈은 아이다. 광주시 북구 에덴병원 신생아실에는 우리의 꿈들이 자라고 있다. 2018년 광주일보는 연중기획 ‘I♥DREAM 프로젝트…아이가 꿈이다’를 통해 ‘아이들이 살아갈 행복한 세상, 아이 낳기 좋은 광주·전남 만들기’에 앞장서겠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결혼 10년차 정상필(43)·마리용(33) 부부는 다문화가정이다. 이 부부에게는 자녀 셋이 있다. 루미(여·8), 이안(6), 이작(3) 삼남매다. 결혼 직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갔다가 아이 둘을 데리고 서울에 정착했다. 그러다가 1년 전쯤 다시 파리로 떠났다. 이 부부가 한국을 떠난 이유는 자녀들의 육아와 교육 문제 때문이었다.

프랑스는 출산·육아에 대한 재정 지원이 많다. 가족수당, 자녀교육수당, 주거수당, 가족보충수당, 가족지원수당, 편부모수당, 육아휴직수당 등등. 과히 ‘수당천국’이다. 하지만 정씨 부부가 프랑스를 선택한 이유는 수당 때문이 아니라 행복지수 때문이라고 했다. 부인 마리용의 여성으로서의 삶과 아이들의 행복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정씨가 느낀 프랑스와 한국의 극명한 차이는 ‘일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욕구에 대해 정부와 사회의 노력 여부’라고 했다.

프랑스는 결혼·출산 여성에 대한 차별이나 홀대가 없다고 했다. 출산이 경력단절이나 핸디캡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반대 경우도 있다. 세 쌍둥이를 낳고 돌아온 30대 여성이 회사에 복귀하자 승진시켜 중책을 맡긴 프랑스 화장품기업 ‘로레알’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그는 전했다.

한국은 어떤가. 임신하면 권고사직 당하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임신 5개월, 회사에서 이제 그만 나와 달라는 해고통보를 받았습니다. 해고통보를 문서로 줄 것을 요청하니 사업주는 해고가 아닌 권고사직이라며 말을 바꿨어요.”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에 접수된 상담 내용이다.

당신이라면 어느 나라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겠는가?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인생’에서도 젊은 세대의 결혼·출산에 대한 단면이 그려지고 있다. 극 중 서지태-이수아는 ‘연애는 예스, 결혼·출산은 노’라고 선언한 ‘N포 세대’ 대표 비혼 커플이다. 수아의 청혼에 지태는 “결혼은 사치다. 결혼따윈 안해. 월세 사는 집 장남이라 희망이 없어서 결혼 안해. 내 자식한테 나 같은 가난 대물림하기 싫어서 결혼 안해. 니가 원하는 아파트에 살 수 없어서 결혼 안해”라고 절규한다.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취업도 힘들고 취업을 해도 변변찮은 수입에, 자녀 양육 부담은 커져만 가고…. 미래가 우울한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 포기는 강요된 선택인 것이다.

최근 아이 셋을 둔 아버지 2명과 대화했다. 이구동성으로 “아이 셋 기르기 정말 힘들다”고 했다. 부모 중 한 명은 자신의 일을 접고 아이들에게 ‘올인’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이 삐뚫어질 수 있어서란다. 이들은 육아·교육 문제 해결 없이 출산 대책은 없다고 단언했다.

아버지 A씨는 “한 가정만으로는 아이 셋을 기를 수 없다.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저출산 문제는 전남의 위기다. 인구가 작은 자치단체를 ‘육아·교육 특구’로 지정해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실험을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조금 황당할 수 있지만, 아버지 B씨는 출산유공자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인구 위기에서 출산만큼 국가를 위한 공로가 어디있겠느냐는 것이다. B씨는 “아이 다섯을 낳으면 부모 또는 자녀 중 한 명을 출산 유공자로 대우해 공무원 등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에 취업을 보장해주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 조사에서도 국민들은 저출산 문제 해결 우선과제로 36.8%가 ‘육아 부담 경감’을 선택했다. 이어 ‘일·가정 양립 문화’(29.8%), ‘주거 지원 강화’(16.4%) 등을 꼽았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젊은 세대들은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해도 자녀를 낳지 않으려 하거나, 낳아도 하나만 낳으려고 한다.

‘미래 세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의 미래가 없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도 “심각한 인구 위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이라고 했다. 저출산 대책,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광주일보는 연중기획으로 I♥DREAM 프로젝트 ‘아이가 꿈이다’를 통해 인구절벽에 부딪힌 현실에서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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