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전남] 해남군 부곡마을 철쭉공원(해남군새마을회)
2016년 12월 29일(목) 00:00
쓰레기 가득했던 7174㎡ 공터 … 주민 공동체 꽃 피웠다

하늘에서 바라본 부곡철쭉공원. 부옥정과 연못, 철쭉과 재선충을 견뎌낸 소나무 몇그루가 보인다. 내년까지 마을공동소유 토지 전체에 철쭉을 심을 계획이다.

수도권에서 살다가 지난 2002년 귀촌한 양병곤(52) 이장은 부곡마을의 자랑거리를 만들고 싶었다. 전 이장인 문형숙(여·49)씨와 의기투합을 한 양 이장은 마을공동명의의 토지를 철쭉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마을 어르신들에게 제안했다.

무려 7,174㎡에 달하는 이 공터는 쓰레기, 잡초, 잡목 등으로 가득했다. 소나무 숲이었지만, 몇 해 전부터 재선충이 덮쳐 소나무들이 고사하면서 폐허처럼 방치돼 있었다.

주민들은 반신반의했지만 새벽부터 40여명의 주민들이 나와 하나씩 치우다보니 25t 트럭 120대분을 버렸다. 깨끗한 땅에 흙을 부어 분지처럼 만든 뒤 철쭉을 심었다. 올해는 일단 2500㎡에 1만5500여주를 심었다. 주민들이 5000여주의 철쭉을 구매해 먼저 심을 만큼 의지가 강했다.

아직 절반 정도가 꾸며진 부곡철쭉공원에 정자가 하나 있다. 이름은 부옥정(富玉亭). 그만큼 주민들에게 소중한 공간이라는 의미다.

공원이 조성된 뒤 종종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하고 간신을 함께 즐기는 등 주민공동체의 유대도 강해졌다. 부옥정 앞에는 연꽃이 피어나는 조그마한 연못이 있다.

공원 조성 과정에서 면적이 조금 축소됐지만, 내년까지 공원 조성을 마치면 연못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볼 생각이다. 철쭉 중간중간에 주민들은 백일홍과 동백을 심어 조경에도 신경을 썼다. 찾아오는 사람이 기분 좋게 즐기고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마음도 담았다.

문형숙 전 이장은 “주민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공원을 꾸몄다”며 “어르신들이 마을이 잘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열심히 도와주셔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철쭉공원 정보

-주소:해남군 부곡리 127-6 외 2필지

-면적:7174㎡

-내역:철쭉 1만주, 벤치 등

-장소:부곡마을 공동소유토지

-목적:주민 및 외지인 휴식공간 제공, 경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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