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숨은 이야기 발굴·콘텐츠 만드는 亞문화전당 역할 중요”
사바 박물관 큐레이터 주디스씨
2015년 02월 23일(월) 00:00
“이반족, 비다유족 등 점차 사라져가는 말레이시아 소수민족의 전통 의복을 보전하고 연구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한 번 사라진 전통을 되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걸 알면서도 학계나 정부 모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시아 소수민족 전통을 발굴하고 연구·보전하려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역할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인 모두에게 무척 중요합니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사바 박물관 큐레이터 주디스(Judeth 여·53·사진)씨는 아시아 소수민족을 연구하는 한국 연구진을 만나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녀는 종교도 문화도 다르지만 말레이시아 소수민족을 연구하기 위해 광주에서 온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말레이시아가 가진 문화유산을 좀 더 체계적으로 보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헬리캠 같은 첨단 장비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을 누비며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 기록하고 있는 한국 연구진에 대한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5일간 연구팀과 동행하며 한국인의 눈으로 말레이시아 소수민족 의복과 생활양식 등 삶의 모습을 살펴보게 된 것은 본인에게도 큰 자산이었음을 덧붙였다.

“이반족, 룽구스족 등 말레이시아 소수민족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수민족 의복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현대인 생활 속에도 바주 크바야 등 전통 의복을 많이 입는다고 생각하기에 이에 대한 연구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방인의 눈으로 말레이시아 소수민족 삶을 들여다보면서 상세하게 많은 부분을 깨닫게 됐습니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 값싼 실이 수입되면서 전통 직조방식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그녀는 한국 연구진과 취재에 앞서 다양한 소수민족을 만나 의식주에 관한 사전 조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소수민족들이 서로 다른 의복과 의례 등 고유한 모습을 지키려 애쓰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 언뜻 보면 유사하지만 직물 소재와 그 속에 담긴 문양 등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이 이러한 주제를 연구한 적은 있지만 기관이나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접근을 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아시아에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해 콘텐츠로 만들려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업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러 종교와 문화가 서로 호흡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가진 아시아지만 이를 발굴해 문서나 영상으로 남기려는 시도는 아직 미약합니다. 지구촌은 아시아와 아시아인, 그리고 아시아 문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소수민족 의복을 주제로 아시아 연구에 첫 발을 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아시아란 원석을 보석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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