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시장’ 노리는 입지자들, 시·도 경계 넘어 외연 확장
2026년 01월 28일(수) 20:40
‘광주·전남 행정통합’ 거대 이슈 따라 세 확장 물밑 경쟁 치열
민형배·신정훈 등 곳곳 현수막…강기정, 도민과 상생토크 계획

/클립아트코리아

오는 6·3 지방선거가 광주·전남 행정통합으로 인해 ‘전남광주특별시’의 초대 수장을 선출하는 선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출마예정자들이 광주와 전남의 행정구역을 넘나드는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선거판을 조기에 달구고 있다.

아직 통합 특별법 제정과 선거구 획정이라는 법적 절차가 남아있지만, 기존에 광주시장·전남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출마예정자들이 자신의 지지기반을 넘어 외연 확장을 위한 타 지역 유권자와 접촉면을 넓히는 등 치열한 물밑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2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다음 달 3일 시·도지사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입지자들의 움직임이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광주와 전남, 자신의 선거구 내에서 출판기념회나 조직 다지기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행정통합’이라는 거대 이슈를 고리로 광주와 전남을 넘나들며 인지도 제고와 세 확장을 시도하는 ‘월경(越境) 정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거리 풍경이다. 선거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광주 도심 곳곳에는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의 얼굴이, 전남 시·군에는 광주 국회의원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있다.

광주시장 후보군인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의 현수막이 전남 전역 주요 길목에 게시되는가 하면, 전남지사 출마가 거론됐던 신정훈(나주·화순)주철현(여수시갑) 의원의 시·도통합과 관련된 현수막이 광주 시내 교차로를 점령하는 이례적인 ‘현수막 원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통합 단체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상대 지역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려는 사전 정지 작업으로 풀이된다.

현역 단체장들의 행보도 거침없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통합 전도사’를 자처하며 활동 반경을 전남 전역으로 넓혔다. 29일 장성군을 시작으로 여수시, 영광군 등 동·서부를 순회하며 ‘도민과의 상생토크’를 이어갈 예정이다.

표면적으로는 통합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주민 의견 수렴을 내세우고 있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광주에 국한된 인지도를 전남 바닥 민심까지 확산시켜 통합 시장으로서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 역시 ‘안방 사수’와 ‘적진 공략’을 병행하는 양동 작전을 펼치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을 돌며 통합 공청회를 열어 기존 지지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동시에, 광주시청과 김대중컨벤션센터, 남구 다목적체육관 등 광주의 심장부에서 잇따라 토크 콘서트와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며 광주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인구수가 절반에 가까운 광주 표심을 잡지 않고서는 통합 선거에서 승산이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신정훈 의원은 자신의 직위를 십분 활용해 통합 논의의 중심에 섰다.

자신의 지역 기반인 나주는 물론 무안·순천·해남 등 전남 전역에서 공청회를 직접 주재하며 ‘정책 통’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민형배 의원은 ‘선명성’을 무기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시·도가 합의한 ‘전남광주특별시’ 명칭과 ‘청사 분산 배치’ 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민 의원은, 통합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전남 동부권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순천·여수·광양 등지를 돌며 ‘국토 남부 신산업 수도 개발청’ 설립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현역 단체장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준호(광주 북구갑)·주철현 의원은 ‘경제 비전’을 매개로 연대와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두 의원은 최근 순천대에서 공동 토론회를 열고 동부권의 산업·경제 발전 방안을 제시하며 이슈전에 가세했다.

이 밖에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도 광주 지역 주요 행사에 빠짐없이 얼굴을 비치며 접촉면을 늘리고 있고, 이병훈 민주당 호남발전특위 수석부위원장 역시 광주·전남 공동 포럼을 준비하며 등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통합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아직 본격적인 선거운동은 불가능하지만, 입지자들에게 행정통합 이슈는 시·도 경계를 넘어 합법적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명분”이라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2월 3일을 기점으로, 통합의 주도권을 쥐고 지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잠룡’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선인 기자 suni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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