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에…0.5g 돌반지·0.2g 금 펜던트 반지 등장
2026년 01월 28일(수) 19:35
가격 부담에 돌잔치 문화 바뀌어
중량 줄이고 형식적으로 금 넣어
지역금은방 손님 되레 줄어 울상

0.2g 금 팬던트 반지

금값이 1돈에 100만원 선을 넘어서며, 돌잔치 선물의 상징이던 ‘돌반지’ 문화까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1돈 반지를 기본으로 선물하던 분위기였지만, 치솟는 금값 때문에 최근에는 1g·0.5g처럼 중량을 줄인 반지가 온라인 선물 플랫폼에 등장할 정도로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다.

동시에 지역 귀금속 업계는 오히려 매출이 전년 대비 80% 감소하고 범죄 위험까지 노출되고 있어 ‘시름시름’ 앓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한국금거래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순금(24K·3.75g) 1돈 가격은 지난해 8월 1일 64만4000원에서 28일 기준 105만4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21일 1돈 100만원 선을 돌파한 이후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금값 급등으로 돌반지 구매 자체가 부담스러워지면서 중량은 줄이고 형식적으로 금을 넣는 방식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생겼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날 광주시 동구 충장로 일대 금은방 20여곳을 돌아 보니, 상인들은 1돈짜리 순금 돌반지를 맞추는 사례가 없다 보니 반 돈, 반의 반 돈 수준의 반지를 주로 만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금은방뿐 아니라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비롯한 인터넷 매장까지 1.87g(0.5돈), 1g, 0.5g 돌반지를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상황이었다.

충장로의 한 금은방 점주 정현철(49)씨는 “금값이 하도 비싸다 보니, 요즘은 옛날처럼 1돈짜리 순금 돌반지를 맞추는 사례는 없다”며 “금으로는 팬던트 참(작은 장식품)만 만들고 진주알을 연결해 0.2g 금 팬던트 반지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역 금은방 업계는 오히려 금값 상승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상품 단가가 올라가는 만큼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거나 중량을 줄이면서 판매고가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마진폭도 5%에 불과해 반지 하나 팔아도 한 돈에 2000원, 3000원 남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30년간 귀금속 장사를 해온 배남수(55)씨는 “금값이 최고가다 보니 손님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 매출이 거의 없다”며 “예전에는 집에 있는 금을 팔러 오는 손님이 많았고, 그 차익으로 영업을 이어가기도 했는데 시세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그 흐름도 계속 줄고 있다”고 말했다.

47년째 귀금속업을 하고 있는 허미석(62)씨도 “지난해만 해도 한 달 매출이 3000만~4000만원 정도 나왔는데 요즘은 900만~1000만원 수준으로 80% 가까이 줄었다”며 “최근에 반지를 맞추는 척 하다가 훔쳐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해서 이젠 젊은 손님을 받는 것도 무섭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예 폐업하거나 금거래소로 전향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14년째 쥬얼리 멋을 운영중인 정현신(58)씨는 “연세가 많으신분들도 있어 폐업하시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다. 매년 열 곳 중 한 곳은 폐업하고 있는데 그 속도가 더 빨라지는 상황”이라며 “상품이 안팔리니 액세서리 판매를 접고 금거래소만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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