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검찰청? …중수청 법안 우려 목소리 높다
2026년 01월 12일(월) 20:10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로 기존 검찰 조직과 다를 바 없어
지역사회·법조계 “개혁 취지 무색…검찰 수사권 명백히 분리해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모습. /연합뉴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공개한 검찰 개혁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 공소청법 세부계획을 두고 “도로 검찰청을 신설하는 꼴”이라는 지역사회의 우려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중수청 내에 법률가 중심의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전문수사관을 두는 ‘이원화’ 방식을 채택한 데 대해 “기존 검찰과 다를 게 없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취지가 무색하다”, “사법관과 수사관 간 위계와 갈등만 생길 것”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수사 범위를 크게 넓힌 것도 권한 비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는 12일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을 각각 입법예고했다.

중수청 법안에는 내부 조직을 법률가 중심의 수사사법관과 비법률가 전문수사관을 둬 이원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때 전문수사관이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하고 고위직에도 제한없이 임용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행안부 설명이다.

중수청은 현재 검찰의 수사개시 대상인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사이버 범죄 등 ‘9대 중대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공소청 또는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이 범한 범죄, 개별 법령에 따라 중수청에 고발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다른 수사기관 간에 수사 경합이 발생한 경우, 중수청이 타 수사기관에 대하여 이첩을 요청하거나 사건을 이첩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며, 공수처 사건만은 공수처장이 이첩여부를 결정하도록 규정했다.

중수청 사무에 대한 지휘·감독권은 행안부장관에게 맡기기로 했으며, 구체적 사건에 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할 수 있도록 정했다.

공소청에 대해서는 공소청 검사의 직무 1호에서 ‘범죄수사’와 ‘수사개시’ 부분을 삭제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로 명시해 공소 업무만 전담토록 규정했다. 정부의 입법예고안을 놓고 법조계와 법학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도로 검찰청”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중수청의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체계가 기존 검사, 검찰수사관으로 나뉘는 검찰청 내부 직급 체계와 똑같아 사실상 검찰 조직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검찰 출신 중심의 수사사법관이 경찰 중심의 전문수사관에게 수사 지시를 내리는 식으로 운영돼 위계가 생기고, 검사에게서 수사권을 박탈한다는 취지도 유명무실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민병로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기소를 분리하긴커녕 기존 검찰의 구조를 이름만 바꿔서 유지시키는 형태의 법안이 통과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조차 무색해질 것”이라며 “‘검찰 수사권 박탈’ 원칙에 충실하게 수사권을 명백히 분리해 다시 법안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창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지부장도 “검찰 조직을 둘로 나누긴 했지만, 수사사법관 자리를 검사 출신들이 메우게 되면 검찰 수사권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수사관 입장에서는 검사의 지휘 하에 수사를 하게 되는 상황이 되니, 위계질서가 생기면서 오히려 갈등이 불거지고 수사 역량도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광주 시민사회에서도 “개혁이라기보다 ‘반(反)개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검찰의 특권을 하나도 못 없앤 법안이다. 법률가 출신으로 중수청 수사사법관을 꾸리면 결국 검사 중심의 수사 지휘 체계가 이어지고 검찰의 영향력도 유지될 것”이라며 “두 기관의 권한을 연결해 보면, 검찰이 수사권을 독점하던 때와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부여 여부는 이번 입법안에서 빠졌으며,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다룰 예정이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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