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명에 전세보증금 95억 뜯은 일당, 수법 살펴보니
2026년 01월 05일(월) 19:55
선순위 근저당 말소 등 속여 보증금 ‘꿀꺽’
사채·대출금 등 부채 끌어와
아파트 대량 매수 청년 대상 사기
공인중개사 등 징역 3~10년 선고

/클립아트코리아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이 돌아갈 수 있게 선순위 근저당을 말소시켜 준다는 등 말로 20~30대 청년들을 속여 100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이 징역 3~10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최근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속출<광주일보 2025년 12월 31일 6면>하고 있어 피해가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2단독 범선윤 부장판사는 5일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대규모 전세 사기를 저지른 혐의(사기 등)로 구속기소 된 공인중개사 A(41)씨와 인테리어 업자 B(48)씨에게 각각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부동산업자 부부와 공인중개사 등 다른 피고인 3명에게는 징역 3~7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법인을 세우고 순천시 조례동의 한 아파트 218채를 매수한 뒤, 137명으로부터 보증금 95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채, 대출금 등 부채를 끌어와 단기간에 대량의 아파트를 매수한 뒤, 전세로 임대해 주고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다른 아파트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세운 법인은 자본금이 1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설립 이후 3년 동안 누적 손실이 7억 4000만원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들은 부동산 거래 경험이 없는 20~30대 임차인을 중심으로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를 의심하는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선순위 근저당권, 임차권 등기를 말소해주겠다”고 속인 뒤, 약속을 어기고 보증금만 편취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2020년대 초반 부동산 호황기에 전세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 매물이 대부분 10여평 소규모 주택이라는 점 등에서 등기로 부채 등을 확인하고도 범행 의심을 하지 못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A씨가 전반적인 아파트 매수와 관리 역할을 맡고, C씨는 매수 아파트의 인테리어와 법인 대표이사 명의 등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피고인들은 자금 관리, 사무실 마련 및 아파트 매수인 명의 제공, 임차인 모집·중개 등을 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아파트에서는 최근 임차인 12가구가 전세 계약이 만료됐는데도 보증금 4800만~75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재발하기도 했다. 해당 임대인은 아파트 30여채를 소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는 2794세대 규모로 619세대는 법인, 2175세대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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