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가 스며든다] “AI 닥터 개발되면 발병 10년 전 예측”
2025년 11월 04일(화) 08:30
(12)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 - 이건호 단장
13년간 2만 3000명 대상 치매 정밀검진
다양한 뇌질환 위험군·초기 환자 발굴
헬스케어 기술·제품 적용 후 산업화 목표
뇌 전문 AI 닥터, 임상 진단·논문 등 학습
뇌질환 조기 예측해 발병 억제 약물 등 개발
환자의 특성·발병 원인따라 맞춤 처방 가능

이건호 단장은 노인성 뇌질환 AI닥터가 개발되면 노인성 뇌질환을 발병 10년 전부터 예측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노인성 뇌질환 전문 AI닥터가 개발되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한 노인성 뇌질환을 최소 발병 10년 전 잠복기에서 예측이 가능해진다” 조선대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이하 GARD)의 이건호 단장은 치매 전문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제 기능을 발휘할 경우 치매 치료 환경은 이같이 달라진다고 전망했다. 또 이 단장은 GARD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뇌염증이 올라가는 원인을 찾아 차단할 수만 있다면 알츠하이머병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음은 이건호 단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노인성 뇌질환 실증연구단은 무엇하는 곳인가

▲지난 13년간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GARD)을 통해 700여억원 이상을 투자해 60세 이상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치매정밀검진을 실시했고, 2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이같은 규모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이를 통해 치매를 비롯해 다양한 뇌질환 위험군과 초기 환자를 발굴하였으며, 노인성 뇌질환에 대한 다양한 헬스케어기술 및 제품들을 이 분들에게 적용해봄으로써 유효성 실증과 산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탄생됐다.

-세계 첫 노인성 뇌질환 전문 AI닥터 개발 연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일차적으로는 광주치매코호트연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2만3000건 이상의 전장유전체 데이터, 3차원 MRI, 아밀로이드 뇌영상, 각종 임상진단 등 전방위 생체의료 데이터로 생성형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있다. 그 다음 단계로 미국 국립보건원이 보유하고 있는 10만명 이상의 치매환자 전장유전체 데이터와 20만편 이상의 노인성 뇌질환 관련 국제 저널에 발표된 논문을 학습시켜 개발하게 된다. 이후 전세계에서 공개된 뇌질환 관련 생체의료 데이터를 추가로 학습시킨다. 이렇게 해서 노인성 뇌질환 전문 AI닥터가 개발되면 노인성 치매 등 각종 노화에 따른 뇌질환을 조기에 예측해서 치매발병을 억제할 수 있는 약물 처방 등 각종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활용하고자 한다.

-노인성 뇌질환 전문 AI닥터가 개발되면 치매 치료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노인성 뇌질환 AI닥터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한다면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한 노인성 뇌질환을 최소 발병 10년 전 잠복기에서 예측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 현재 가용한 예방 기술로도 10년 이상 발병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밀의료와 약물 재창출이 가능해진다. 즉 같은 알츠하이머 치매환자라 하더라도 개인의 유전적 환경적 특성에 따라 발병원인이 다르다. 따라서 개인에 따라 약물 처방도 달라야 하는데 AI닥터가 이러한 발병원인에 대한 개인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서 기존에 당뇨병, 뇌전증, 고지혈증 등 타 질병에 처방되는 약물을 특정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처방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을 약물 재창출이라고 한다.

-AI닥터와 치매안심마을 조성 후 변화된 모습은

▲네덜란드를 비롯한 몇몇 서유럽 국가들에서 치매마을이 설치 운영되고 있다. 이는 치매환자의 존중과 존엄을 추구하는 철학적 관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요구되는 막대한 인적·물적자원을 고려한다면 확장성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는 모델이다. 따라서 광주에 치매안심마을이 설립된다면 최소한의 보조금으로 유지가 가능한 자립형 마을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치매안심마을이 각종 치매극복 기술의 리얼-월드(real-world)테스트 베드가 되어주고 치매환자의 각종 라이프로그데이터를 수집해서 치매를 조기에 예측하고 치매환자를 돌보기 위한 로봇기술 등을 개발하는데 활용되어진다면 자생력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IT와 제조업 경쟁력을 토대로 치매안심마을 설립을 통해 다가온 초고령사회 치매극복기술을 주도해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연구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 통계 중 가장 유의미한 내용은

▲치매 발병의 핵심 원인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축적이 가장 중요한 병리현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여있는 치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장기 축적해보니 비록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여 있어도 뇌염증이 높지 않으면 신경세포 소실이 일어나지 않아 질병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뇌염증이 올라가는 원인을 찾아 차단할 수만 있다면 알츠하이머병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어떻게 치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됐는가

▲15년 전 이명박 정부 때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이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 때 뇌신경과학자로서 치매 극복을 위해 인생을 한번 걸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치매 연구를 가장 잘 할 수 있을 곳을 물색하고 있었다. 노인성 치매는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라 유전자 조작된 동물모델로는 연구의 한계가 뚜렷하다고 판단해서 사람 대상 코호트 연구가 절실하다고 판단했으며, 이것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지스트에 계시는 선배교수님께서 광주에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왔고 대학병원이 있는 조선대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막상 광주에 내려와보니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등 지역사회 기반 노인코호트 연구를 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2011년부터 치매 고위험군을 찾아서 추적연구를 하기위한 코호트 참가자 모집을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지금까지 17개 국책과제와 2개의 미국 연방정부사업의 지원을 받아 700억원 이상 투자되고 있는 세계 최대 지역사회 기반 노인성 치매코호트를 구축하게 됐다.

-앞으로 목표는

▲광주지역 어르신들의 치매 정밀의료검진을 통해 확보된 전방위 생체의료 빅데이터와 참여해주신 지역사회 노인코호트(동일 특성의 집단)를 발판으로 광주가 치매 조기 예측과 예방 기술 개발의 메카가 되는 것이다. 다가오고 있는 초고령사회가 우려나 걱정이 아닌 기회로 삼아 시니어 의료바이오산업 중심도시로 거듭나서 대한민국 미래 신성장동력을 견인하는 치매극복도시로 자리매김하기를 소망한다.

/서승원 기자 swseo@·사진=박연수 기자 training@kwangju.co.kr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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