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소비량 ‘뚝’…전복 최대 생산지 전남 위기
2025년 10월 26일(일) 20:15 가가
전남 전복 양식면적 전국 81% 비중 차지…전복 가격 10여년 새 60%↓
김영록 지사, 생산량 감축·신품종 개발 등 전복산업 위기극복 시책 발표
김영록 지사, 생산량 감축·신품종 개발 등 전복산업 위기극복 시책 발표
전남 전복이 위기를 맞았다. 한때 ㎏(10미) 당 5만원 선에 가까웠던 전복 가격이 최근 40%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양식 어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 완도군을 중심으로 한 전남 서부권 어가에 풍요를 불러왔던 전복은 과잉생산과 소비둔화, 기후변화 등의 여파로 ‘바다의 황제’라는 얘기는 옛 말이 됐다는 탄식이 터져나온다. 전복 과잉생산 대책과 함께 고수온에 약한 전복 특성상 내성을 가진 신품종 및 약품 개발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복 가격 역대 최저…과잉생산에 가격 폭락=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9월 전복 10미(㎏) 산지가격은 1만9130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가격(2만3222원)보다 17.6%, 평년가격(2만9133원)과 비교하면 34.34%나 하락한 가격이다.
지난 2012년 전복 산지 가격은 4만8780원으로, 5만원 선 가까이 형성됐었다. 때문에 전복은 수산물 중에서도 비싼 축에 속해 ‘수산물의 황제’‘패류의 제왕’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전복 가격은 매년 하락을 거듭하면서 과거 산지가격의 60% 수준까지 폭락했다.
전남은 전국 최대 전복 생산지다. 당장 지난해말 기준 전국 전복 양식면적 7637㏊ 가운데 전남이 차지하는 비율은 81%로 6188㏊에 달했다. 전복 가격 하락은 곧 전남 전복의 위기인 셈이다. 시·군별로는 완도가 3313㏊(53.5%)로 가장 많고 뒤이어 신안(1330㏊), 진도(715㏊), 해남(488㏊), 고흥(154㏊), 장흥(57㏊), 강진(55㏊), 여수(43㏊), 목포(26㏊), 영광(7㏊) 순으로 많았다.
전복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과잉생산이 가장 먼저 지목된다. 전남 지역의 전복 생산량은 지난 2010년만 하더라도 6260t에 불과했지만 13년 만인 2023년 2만4001t으로 무려 3.8배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복이 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리고 다른 품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업환경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너도나도 할 것없이 전복 양식이 뛰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과잉생산으로 전복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자 생산량은 느는데 생산액은 줄어드는 구조에 직면했다. 지난 2021년 전남에서는 전복 2만3133t을 생산해 6912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2023년(2만4001t·5357억원)과 2024년(2만3355t·4864억원)의 경우 2021년보다 생산량은 늘었지만 생산액은 더 적었다.
가뜩이나 전복 양식장이 우후죽순 늘어나는데 불법 양식장까지 생겨나면서 과잉생산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남 전복 가두리 양식장 106만4344칸 중 35%(37만8917칸)이 불법이었다. 주 생산지인 완도군의 경우 불법 양식장이 28만2920칸이나 됐는데 전체 양식장의 절반 이상(57.5%)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신안(66.2%)과 고흥(58%)과 해남(56.4%) 역시 합법 양식장보다 불법 양식장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복 가격 하락은 전복 수요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전복이 가격 하락하면서 전복이 가지고 있던 ‘고급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전복을 찾는 시민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복 소비량(출하량)은 2만3317t으로 전년(2만3925t)보다 2.6% 감소했다.
◇기후변화도 악영향…전남도 시책 효과 발휘할까=가격 하락으로 양식어가들이 손에 쥐는 것은 줄어들고 있는데 기후변화도 전복 양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온도가 오르면서 고수온에 취약한 전복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전남지역 고수온 피해어가는 107가구, 피해량 444만8000여마리, 피해액 33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피해어가가 269어가로 늘었고 피해량(1288만1000여마리)과 피해액(99억원)도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수산부와 전남해양수산기술원 등은 지난 2018년부터 고수온에 강한 내성 품종 개발과 신품종 양식기술을 연구 중에 있으나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7일 발표하기로 한 ‘전복 산업 위기극복 시책’에 관심이 쏠린다. 전남도는 올 1월 현재 생산량을 20% 감축하는 내용의 ‘전복 양식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시설 감축과 품종 전환, 전복 양식 섬 폐지, 양식 환경 개선 등의 추진 계획을 내놨는데, 27일 발표될 시책에 구체적인 생산 감축 계획과 기후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 담길 지가 관심이다.
전복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전복 산업은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어가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과거 완도군을 중심으로 한 전남 서부권 어가에 풍요를 불러왔던 전복은 과잉생산과 소비둔화, 기후변화 등의 여파로 ‘바다의 황제’라는 얘기는 옛 말이 됐다는 탄식이 터져나온다. 전복 과잉생산 대책과 함께 고수온에 약한 전복 특성상 내성을 가진 신품종 및 약품 개발에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2년 전복 산지 가격은 4만8780원으로, 5만원 선 가까이 형성됐었다. 때문에 전복은 수산물 중에서도 비싼 축에 속해 ‘수산물의 황제’‘패류의 제왕’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전복 가격은 매년 하락을 거듭하면서 과거 산지가격의 60% 수준까지 폭락했다.
과잉생산으로 전복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자 생산량은 느는데 생산액은 줄어드는 구조에 직면했다. 지난 2021년 전남에서는 전복 2만3133t을 생산해 6912억원의 생산액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2023년(2만4001t·5357억원)과 2024년(2만3355t·4864억원)의 경우 2021년보다 생산량은 늘었지만 생산액은 더 적었다.
가뜩이나 전복 양식장이 우후죽순 늘어나는데 불법 양식장까지 생겨나면서 과잉생산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남 전복 가두리 양식장 106만4344칸 중 35%(37만8917칸)이 불법이었다. 주 생산지인 완도군의 경우 불법 양식장이 28만2920칸이나 됐는데 전체 양식장의 절반 이상(57.5%)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신안(66.2%)과 고흥(58%)과 해남(56.4%) 역시 합법 양식장보다 불법 양식장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복 가격 하락은 전복 수요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전복이 가격 하락하면서 전복이 가지고 있던 ‘고급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전복을 찾는 시민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복 소비량(출하량)은 2만3317t으로 전년(2만3925t)보다 2.6% 감소했다.
◇기후변화도 악영향…전남도 시책 효과 발휘할까=가격 하락으로 양식어가들이 손에 쥐는 것은 줄어들고 있는데 기후변화도 전복 양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온도가 오르면서 고수온에 취약한 전복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전남지역 고수온 피해어가는 107가구, 피해량 444만8000여마리, 피해액 33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피해어가가 269어가로 늘었고 피해량(1288만1000여마리)과 피해액(99억원)도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수산부와 전남해양수산기술원 등은 지난 2018년부터 고수온에 강한 내성 품종 개발과 신품종 양식기술을 연구 중에 있으나 아직 상용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7일 발표하기로 한 ‘전복 산업 위기극복 시책’에 관심이 쏠린다. 전남도는 올 1월 현재 생산량을 20% 감축하는 내용의 ‘전복 양식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시설 감축과 품종 전환, 전복 양식 섬 폐지, 양식 환경 개선 등의 추진 계획을 내놨는데, 27일 발표될 시책에 구체적인 생산 감축 계획과 기후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 담길 지가 관심이다.
전복생산자단체 관계자는 “전복 산업은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어가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