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AI컴퓨팅센터 유치’ 최적… 강기정號, 대한민국 ‘AI 심장’ 꿈꾼다
2025년 10월 03일(금) 10:20
■ 인력
전국 유일 실무형 교육 ‘광주 AI사관학교’ 운영
5년간 1221명 전문가 배출…졸업생 70% 취업 성공
■ 부지·전력 공급
첨단 3지구 AI 집적단지 내 5만㎡ 부지 확보
120㎿급 대용량 전력 공급 첨단변전소 올해 완공

광주시에 들어 서게 될 국가AI컴퓨팅센터 예상 조감도.

정부가 2조 5000억원을 투입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사업에서 광주가 최적의 유치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에 광주를 AI 중심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이 명시된 가운데, 광주는 이미 갖춘 탄탄한 AI 인프라와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를 통해 대한민국 AI 혁신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6000억원 규모 AI 2단계 사업 예타 면제 확정과 함께 광주의 AI 도시 비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 광주 AI 중심도시로 거듭난다= 광주는 지난 5년간 4300억원을 투입한 AI 1단계 사업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AI 중심도시로 발돋움했다.

첨단3지구에 조성된 국가AI데이터센터가 그 핵심이다. 2023년 11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이 센터는 총 연산량 88.5페타플롭스(PF)와 저장용량 107페타바이트(PB) 규모로, 엔비디아의 초고성능 GPU ‘H100’을 탑재한 서버를 구축해 방대한 데이터의 딥러닝 학습과 분석을 지원하는 AI 연구개발 최적화 기반시설을 제공한다.

이 센터는 개소 이후 현재까지 1166개 기업·연구소 등에 2200건의 컴퓨팅자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AI 산업 생태계의 든든한 뒷받침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H100’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은 국내 최초로, 이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AI 대표도시 광주’의 위상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광주는 AI 기업 유치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2019년 이후 323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이 중 160개 기업이 광주에 사무소를 개설해 6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일자리도 426명(2020년)에서 1220명(2024년)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나며 실질적인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AI 인재 양성 시스템도 완벽하다. AI영재고→AI융합대학→AI대학원→AI사관학교로 이어지는 촘촘한 ‘AI 인재양성 사다리’가 완성됐다.

전국 유일의 실무형 교육기관인 광주 AI사관학교는 2020년 개설 이후 5년간 1221명의 전문가를 배출했으며, 졸업생의 약 70%가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AI융합대학과 AI대학원을 통해서는 매년 4000명 규모의 AI·디지털·반도체 인재를 배출하고 있어 지속가능한 AI 생태계 구축의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달 11일 광주시 북구 첨단 3지구 인공지능집적단지에서 열린 ‘모두의 AI, 광주 비전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광주 인공중심도시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 2단계 ‘모두의 AI’, 생활혁신으로 확산=광주의 AI 도시 완성은 AX 실증밸리 조성사업으로 더욱 가속화된다.

2026년부터 5년간 6000억원이 투입되는 AI 2단계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보하며 본격 추진된다. ‘AX’는 ‘AI 전환(AI Transformation)’을 뜻하며, 시민의 생활·도시 운영·산업 전반에 AI를 스며들게 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2단계 사업의 핵심은 ‘모두의 AI’ 구현이다. 이는 모든 시민이 AI 기술의 혜택을 체험하고 공유하면서 일상을 바꿔가는 생활형 AI를 의미한다. 광주는 이를 위해 ‘광주형 모두의 AI 플랫폼’을 개발해 시민 참여형 민주주의부터 생활밀착형 서비스까지 확산한다. AI가 시민 의견을 모아 행정에 반영하는 ‘AI 민주주의 플랫폼’이 도입되면 누구나 정책 결정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

홀로 사는 어르신에게는 AI 스피커와 돌봄 로봇이 말벗이 되어 정서를 돌보고 건강 이상을 감지하는 ‘시니어 AI 마인드케어’ 서비스도 추진된다. 나아가 멀티모달 AI 기술을 활용해 말이나 글만으로도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등 시민들이 체감할 신기하고 유용한 경험이 늘어나게 된다.

교통·안전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와 AI 교통신호 시스템이 출퇴근길 혼잡을 줄이고, 지능형 CCTV가 보행자 사고를 예방한다. 의료·건강 분야에서는 AI가 CT·MRI 영상을 분석해 질병을 조기 발견하고, 응급환자 이송 경로를 최적화해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광주시는 3375곳의 공공시설을 ‘AX 실증랩’으로 개방해 공원·도서관 등 생활 공간에서 AI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지난달 1일 열린 ‘국가 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위원회 출범식’에서 강기정 광주시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센터 광주 유치를 염원하고 있다.
◇ 국가AI컴퓨팅센터 최적지, 왜 광주인가= 국가AI컴퓨팅센터는 1엑사플롭스급 연산을 목표로 하는 공공형 인프라다.

거대언어모델 학습과 추론, 유전체·신약·기후 시뮬레이션 등 국가급 과제를 받쳐 줄 ‘AI SOC’로, GPU 수천 대 규모의 서버팜과 초고속 네트워크, 대용량 스토리지가 필수다.

광주는 첨단3지구에 대용량 전력 인입과 백업 체계를 갖춘 후보지를 마련했다. 기존 데이터센터와의 연계로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고, AI 반도체 실증과 소프트웨어 최적화, 보안과 품질관리까지 한 단지에서 반복·확장할 수 있다.

이에 정부가 지난 9월 8일 발표한 국가AI컴퓨팅센터 3차 공모는 광주에게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앞서 두 차례 유찰된 이유인 까다로운 조건들이 대폭 완화됐기 때문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 3차 공모는 10월 21일까지 제안서 접수가 진행된다. 이후 11월 기술·정책 평가, 12월 금융 심사를 거쳐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르면 2026년 상반기 실시협약과 출자, SPC 설립을 마치고 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2차까지 유찰된 공모와는 다르다. 먼저 지분 구조가 민간 친화적으로 바뀌었다. 기존 공공 51%, 민간 49%에서 민간 지분이 70% 이상으로 확대돼 민간의 경영 자율성이 크게 보장됐다. 이로써 SPC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해소됐다.

매수청구권이 완전 삭제됐다. 기존에는 SPC 청산 시 공공출자금과 수익을 민간이 보장해야 하는 과도한 부담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국책은행이 우선주(원금 우선 회수)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 민간의 투자 리스크가 대폭 줄어들었다.

광주가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선제적으로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왔다는 것이 핵심 강점이다. 국내 유일의 국가AI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기업과 연구자에게 GPU 연산을 클라우드로 제공한 노하우, 연산 성능 88.5페타플롭스와 100페타바이트급 스토리지를 실제로 운영한 점이 타 지자체와는 차별화되는 경쟁력이다.

광주 인공지능(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내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서 지난달 11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물리적 인프라도 완벽하다. 첨단3지구 AI 집적단지 내에 5만㎡ 규모 부지를 확보했고, 120MW 급 대용량 전력 공급이 가능한 기반까지 준비해두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첨단변전소 간 거리가 300m 정도로 비용절감과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번 3차 공모에서 정부가 강조한 핵심 조건인 첨단 AI반도체 1만5000장 이상 확보와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 구축에서 광주는 이미 검증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력 확보는 절대 조건으로 결정적 우위요소다.

정부의 정책 기조도 광주에 유리하다.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광주 지역공약으로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이 포함됐고,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서남권(광주·전남·전북) 성장엔진을 AI, 모빌리티, 재생에너지로 선정했다. 이는 광주의 AI 컴퓨팅센터 유치에 정책적 뒷받침이 되고 있다.

광주시는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를 위해 지난 8월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정치권과 산업계, 학계 등 전문가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유치위는 광주가 준비된 도시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에 집적돼야만 그 효과가 있다”며 유치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다.

국가AI컴퓨팅센터가 광주에 유치되면 국가균형발전에서 호남의 위상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호남지역은 그동안 중앙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지만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국가AI컴퓨팅센터가 광주에 들어서면, 호남이 대한민국 AI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민간 기업과 연구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AI 전용 슈퍼컴퓨터 허브가 되어, AI 반도체 실증과 클라우드형 서비스 제공, 공공 연구과제 지원 등을 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는 미래 신산업의 핵심 기반시설 역할을 하게 된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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