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도 철회 … 광주 전·일방 개발 사업 ‘삐걱’
2025년 09월 30일(화) 20:35
평당 3천만원대 분양가·책임시공 큰 부담…분양 내년 상반기로 연기
‘챔피언스시티’ 아파트 건설 차질 장기화 땐 지역 건설업계 타격 불가피

개발사업자인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PFV가 제시한 광주시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공장터 개발 투시도. <광주시 제공>

광주시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조성되는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 ‘올 뉴 챔피언스시티’(챔피언스시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대우건설이 시공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분양 일정이 내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특히 이번 사업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대형 신규 사업장 부족으로 일감이 떨어진 지역 건설업계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PFV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내부 심의 결과 단독 시공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공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PFV 관계자는 “추가로 1군 건설사 3~4곳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금융권과 합의된 일정에 따라 내년 상반기 분양 일정이 최적기라 판단하고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시공 포기는 예상됐던 일이라는 업계 반응이다.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이미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평당 분양가 부담과 책임준공에 대한 우려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지방 건설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광주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평당 3000만원대 분양가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대우건설도 광주지역 부동산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면서 “현 광주 부동산 시장 상황에서 포스코 건설 없이 단독으로 평당 2000만원 후반대의 아파트 매매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책임준공은 건설사가 공사 완료를 보장하고, 만약 중도에 부도가 나거나 공사를 포기할 경우 다른 업체가 대신 완공할 때까지의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제도로, 4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단지의 경우 수천억 원대의 지급보증이나 준공보증이 필요해 건설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된다.

하루 2억원씩 발생하는 시행사 챔피언스시티 사업비 이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브리지론(교량대출) 방식으로 사업비를 조달하고 있는데, 하루 이자만 2억원으로 가만히만 있어도 한달 평균 60억원 안팎의 이자 지출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챔피언스시티는 총 사업비 1조원 규모로 추정되며, 현재 본PF(프로젝트파이낸싱) 실행 전까지 브리지론으로 이자만 지급하고 있다. 브리지론은 일반적으로 연 7~8% 수준의 높은 금리가 적용돼 1조 원 규모 사업에서 연간 700~800억원, 하루 약 2억원의 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시공사 선정이 늦어질수록 사업성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챔피언스시티 시공 지연은 지역 건설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 대형 물량의 ‘쌍두마차’였던 중앙공원과 전방·일신 부지 개발 일정이 어긋나면, 하도급 일감과 장비 가동계획을 이 프로젝트에 맞춰온 중소업체들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앙공원 이외에 광주에서 대형 건설 사업이 챔피언스시티 뿐”이라면서 “아파트 골재업체와 하청업체들은 중앙공원 개발 사업 일정이 끝나면 챔피언스시티 사업으로 옮겨가야하는데, 사업이 지연될 경우 정부가 최근 대규모 개발 사업을 선언한 서울 등 수도권에서 일거리를 찾거나 휴업 또는 폐업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당초 10월 중순 예정이었던 모델하우스 오픈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모델하우스는 다음 달 준공 예정이었지만, 시공사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픈은 불가능하다.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PFV 관계자는 “건설회사 마크가 들어가야 하는데 시공사가 정해지지 않아 모델하우스 오픈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 재선정 지연으로 금융비용이 계속 늘어나면서 분양가 상승 압박도 커지고 있다. 하루 이자 2억 원씩 3개월이면 180억 원, 6개월이면 36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는 결국 평당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미분양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지노선으로 내년 2~3월까지는 시공사가 결정돼야 사업이 그나마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건설업계에 수익성 문제가 알려진 상황에서 업체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광주시민의 관심이 큰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일정은 별개라는 점이다. 더현대 광주는 2025년 10월 말 착공, 2027년 말 준공, 2028년 상반기 영업 개시 로드맵을 유지하고 있다. 전방·일신 전체 메가 프로젝트의 일부 축이 흔들려도 백화점 본체 일정은 ‘독립 트랙’ 위에 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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