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목 전환·농번기 일손 지원…농업 문제 해결 나선 ‘농협’
2025년 07월 20일(일) 17:35 가가
‘공공형’ 계절근로제 운영…저렴한 인건비·숙소 지원·전용보험 마련
곡성 옥과농협, 작목 전환 '무이자 대출'…강진농협, 1000원 식사 제공
곡성 옥과농협, 작목 전환 '무이자 대출'…강진농협, 1000원 식사 제공
농사가 제값 받기 힘든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수익은 커녕, 생산비조차 건지기 힘든 게 농업 현장이다. 외국인 계절 노동자 없이는 농사 짓기 힘들어진 지 오래다. 한 해 작황에 생계가 달렸는데, 기후위기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면서 두려워하는 농민들도 많다. 농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장에서 농민들에게 힘이 되는 농협의 지원 정책들을 찾아봤다.
◇무이자 대출로 농민 작목 전환 힘 실어줘=기후 변화로 농산물의 재배 적지(適地)가 바뀌면서 갈수록 수확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재배 작물을 바꿀 엄두를 못내고 꼭 붙들고 살아가는 농민들이 적지 않다. 배운 게 이 농사밖에 없어 수십 년 터전을 옮길 수도, 포기할 수도 없어서다.
곡성 옥과농협은 이런 농민들 입장을 감안, 신소득 작목을 선정하고 농민들의 작목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6년 무이자 대출’을 내걸었다. 구정훈 옥과농협 조합장의 결정으로 농민들이 사과와 벼농사 대신, 천혜향·레드향, 카랴향 등 만감류 농사로 전환을 유도하면서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였다. 군이 보조금을 주고 농협이 지원해도 전체 시설 비용의 30%는 농가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 시설하우스·보온커튼·묘목대·관수시설 등 설비를 갖추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처음 나무를 심어 열매를 맺어 출하하는 데 걸리는 시간(4년)을 고려했다. 지원 농가를 조정(한 해 3개 농가)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확보에도 신경을 썼다.
5년 전 이렇게 조성된 ‘옥과농협 만감류 특화단지’ 는 ‘옥과향’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지역의 소득 작물을 키워내는 효자 단지로 성장했다.
◇일손 없는데 계절근로자도 지원해줘=농촌 현장에선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농사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농번기철이면 제 때 ‘쓸만한’ 일손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인력지원센터를 찾아다니며 요청하는 게 당연해졌다. 인건비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하루 15만원 이상 줘야 구할 수 있을 정도다. 식사와 간식도 챙겨주는 번거로움은 농민들 몫이다.
농협 전남본부가 운영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제는 농민들의 이같은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호응이 대단하다. ‘공공형’ 계절근로자의 경우 농협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뒤 영농작업반을 구성해 농가에 하루 단위로 노동력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올해 운영되는 ‘공공형’ 계절근로자는 392명으로 하루 일당은 10만원이다. 민간을 통해 지원받는 외국인 인건비보다 훨씬 저렴하다. 농협이 숙소까지 마련해 책임지고 인력을 공급하면서 바쁜 농번기철 일손 구하느라 애를 태울 일도 줄어들었고 식사 등을 따로 챙겨야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최근에는 비가 와 계절근로자들이 쉬는 경우에도 인건비가 발생하는 등 사업을 수행하는 농협의 각종 사업운영 리스크를 보장하는 ‘공공형 계절근로 종합보험’이라는 전용보험도 마련했다.
농촌 현장의 호응이 커 전남도는 국비 공모사업으로 해남(거점형·92명), 담양(마을형·35명), 영암(〃·46명), 무안(〃·48명)에 농업근로자 기숙사 건립을 진행중이며 전남도 자체사업으로도 지난해와 올해 10곳의 근로자 숙소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공동취사장, 농번기철 음식 부담도 덜어=‘모내기철에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번기철 농촌은 일손 부족으로 허덕인다. 할 일은 많고, 사람은 없는데 여성들은 매끼 식사와 간식까지 챙겨야 한다.
강진농협이 지난 2014년부터 운영중인 공동취사장은 이런 농촌 현장의 고민을 덜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다. 영농 성수기인 농번기철에 공동취사장을 열고 강진 농협 임직원과 부녀회원들이 농민들의 식사를 담당하도록 했다. 매일 다른 반찬과 간식까지 푸짐하게 준비해 제공하면서 농민들에게 1000원만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일손이 많은 현장에서 가까운 3곳의 마을회관이나 유통센터 등을 선정해 매년 4~18일 간 취사장으로 운영하는데, 농민들에게 인기다. 장화 신은 채로 일하다 와서 한끼를 해결하고 일터로 곧장 복귀할 수 있는데다, 음식 장만 하느라 일터를 비울 필요가 없다는 것.
진성국 조합장이 취임한 4년 전부터 강진읍에서만 운영하던 취사장을 군동·성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지난 5월 29일부터 일주일 간 3곳에서 공동취사장을 열었다.
농협전남본부 관계자는 “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 농협이 농민·지역사회와 동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곡성 옥과농협은 이런 농민들 입장을 감안, 신소득 작목을 선정하고 농민들의 작목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6년 무이자 대출’을 내걸었다. 구정훈 옥과농협 조합장의 결정으로 농민들이 사과와 벼농사 대신, 천혜향·레드향, 카랴향 등 만감류 농사로 전환을 유도하면서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였다. 군이 보조금을 주고 농협이 지원해도 전체 시설 비용의 30%는 농가가 부담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감안, 시설하우스·보온커튼·묘목대·관수시설 등 설비를 갖추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처음 나무를 심어 열매를 맺어 출하하는 데 걸리는 시간(4년)을 고려했다. 지원 농가를 조정(한 해 3개 농가)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확보에도 신경을 썼다.
농협 전남본부가 운영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제는 농민들의 이같은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호응이 대단하다. ‘공공형’ 계절근로자의 경우 농협이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뒤 영농작업반을 구성해 농가에 하루 단위로 노동력을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올해 운영되는 ‘공공형’ 계절근로자는 392명으로 하루 일당은 10만원이다. 민간을 통해 지원받는 외국인 인건비보다 훨씬 저렴하다. 농협이 숙소까지 마련해 책임지고 인력을 공급하면서 바쁜 농번기철 일손 구하느라 애를 태울 일도 줄어들었고 식사 등을 따로 챙겨야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최근에는 비가 와 계절근로자들이 쉬는 경우에도 인건비가 발생하는 등 사업을 수행하는 농협의 각종 사업운영 리스크를 보장하는 ‘공공형 계절근로 종합보험’이라는 전용보험도 마련했다.
농촌 현장의 호응이 커 전남도는 국비 공모사업으로 해남(거점형·92명), 담양(마을형·35명), 영암(〃·46명), 무안(〃·48명)에 농업근로자 기숙사 건립을 진행중이며 전남도 자체사업으로도 지난해와 올해 10곳의 근로자 숙소 리모델링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공동취사장, 농번기철 음식 부담도 덜어=‘모내기철에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농번기철 농촌은 일손 부족으로 허덕인다. 할 일은 많고, 사람은 없는데 여성들은 매끼 식사와 간식까지 챙겨야 한다.
강진농협이 지난 2014년부터 운영중인 공동취사장은 이런 농촌 현장의 고민을 덜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다. 영농 성수기인 농번기철에 공동취사장을 열고 강진 농협 임직원과 부녀회원들이 농민들의 식사를 담당하도록 했다. 매일 다른 반찬과 간식까지 푸짐하게 준비해 제공하면서 농민들에게 1000원만 내고 이용할 수 있다.
일손이 많은 현장에서 가까운 3곳의 마을회관이나 유통센터 등을 선정해 매년 4~18일 간 취사장으로 운영하는데, 농민들에게 인기다. 장화 신은 채로 일하다 와서 한끼를 해결하고 일터로 곧장 복귀할 수 있는데다, 음식 장만 하느라 일터를 비울 필요가 없다는 것.
진성국 조합장이 취임한 4년 전부터 강진읍에서만 운영하던 취사장을 군동·성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지난 5월 29일부터 일주일 간 3곳에서 공동취사장을 열었다.
농협전남본부 관계자는 “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 농협이 농민·지역사회와 동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