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1주기 -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2025년 07월 10일(목) 00:00 가가
“그냥 함께 같이 살아가는 늙은이죠 뭐. 그걸로 족하죠.”
2018년 “노래 ‘아침이슬’을 빼놓은 김민기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라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대한 김민기의 답이다. 후배들을 향해 “너희들은 ‘앞 것’, 나는 ‘뒷 것’”이라며 겸손함을 잊지 않았던 그 다운 대답이다.
‘아침이슬’ 등 김민기가 만든 노래는 양희은의 목소리를 통해 먼저 세상에 나왔다. 1971년 첫 앨범 발매 후 그가 연행되면서 음반은 판매금지 됐고 오랜 시간 그의 노래는 정식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만나기 어려웠다. 영롱한 양희은의 목소리로 듣는 노래도 좋지만 김민기의 굵직한 저음이 전해주는 감동은 남다르다. 대학 입학 후 그가 열 여덟살에 만든 ‘친구’를 처음 듣던 순간의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서정적인 멜로디가 일품인 ‘가을편지’의 감성은 또 어떤가.
김민기의 노래에는 사연이 있다. 방직공장 노동자들의 합동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상록수’, 같이 근무한 선임하사 퇴임을 기념해 지은 ‘늙은 군인의 노래’, 1984년 LA올림픽 당시 메달을 따지 못해 선수촌을 떠나야 했던 이들을 다룬 다큐의 삽입곡 ‘봉우리’ 등은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
21일 김민기 1주기를 앞두고 그의 첫 앨범이 54년만에 정식 LP로 복각·재발매된다는 소식이다. 수록곡은 ‘아침이슬’, ‘친구’ 등 10곡으로 특히 당국의 심의 때문에 ‘종이연’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던 곡은 원래 제목인 ‘혼혈아’로 수록된다. 더불어 그의 생전 작업을 기록하는 학전 김민기재단 출범 소식도 전해졌다.
마침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공명-기억과 연결된 현재’(8월 17일까지)전에서 김민기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그가 1978년 잡혀 갈 각오로 만들었던 노래극 ‘공장의 불빛’, 총감독으로 참여했던 음반 ‘겨레의 노래’, 함께 녹음 작업을 진행했던 후배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음반 등을 듣다 보면 시대를 넘는 노래의 힘이 느껴진다.
“언제가 또 다시 만나게 될런지/ 잘가시오 친구여 부디 안녕히.” 우리 곁에 없는 김민기의 ‘잘 가오’를 듣는다. 그는 떠났어도, 김민기의 유산은 계속 이어진다.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mekim@kwangju.co.kr
2018년 “노래 ‘아침이슬’을 빼놓은 김민기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십니까”라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대한 김민기의 답이다. 후배들을 향해 “너희들은 ‘앞 것’, 나는 ‘뒷 것’”이라며 겸손함을 잊지 않았던 그 다운 대답이다.
마침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공명-기억과 연결된 현재’(8월 17일까지)전에서 김민기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그가 1978년 잡혀 갈 각오로 만들었던 노래극 ‘공장의 불빛’, 총감독으로 참여했던 음반 ‘겨레의 노래’, 함께 녹음 작업을 진행했던 후배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음반 등을 듣다 보면 시대를 넘는 노래의 힘이 느껴진다.
“언제가 또 다시 만나게 될런지/ 잘가시오 친구여 부디 안녕히.” 우리 곁에 없는 김민기의 ‘잘 가오’를 듣는다. 그는 떠났어도, 김민기의 유산은 계속 이어진다.
/김미은 여론매체부장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