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광주전남소설가협 신임 회장 “광주, 치유 통해 문학 세계화 모색”
2025년 04월 14일(월) 19:32
동인지 발간·문학기행 중점 사업
작가 작품 낭독회·토론회 등 추진
작가간 교류 기회 만들어 갈 것
“아시다시피 광주전남소설가협회는 지역을 기반으로 소설을 쓰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당연히 우선적인 목표는 지역 문학 활성화에 있지요. 광주가 가진 상처와 아픔, 그리고 치유를 통한 역사적 의미 확장이 저변에 깔려 있어요. 지역 문학의 세계화를 모색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확장되는 것이 궁극적인 모토가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광주전남소설가협회(이하 소협) 회장에 이진<사진> 회장이 선임됐다.

올해로 등단 25년째를 맞은 이 회장은 “주변도 돌아보고 동료 선후배 작가 심부름꾼 노릇도 하라는 뜻으로 알고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연차가 쌓였다는 이유로 등 떠밀린 격’이라며 다소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고 했다. 그럴 만도 했다. 사실 문학단체 장은 그렇게 빛이 나는 자리도, 반대급부가 주어지는 직책도 아니다. 더욱이 개성 강하고 자기 목소리 뚜렷한 작가들의 모임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광주 출신 이 작가는 지금까지 ‘창’, ‘꽁지를 위한 방법서설’ 등의 소설집과 장편 ‘하늘꽃 한송이, 너는’, ‘허균, 불의 향기’ 등을 펴내며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평소 자신의 주장보다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터라,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회장은 중점 사업으로 전임 집행부가 해온 동인지 발간, 문학기행 등을 꼽았다. “올해는 동인지 발간 후 북토크 형식으로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낭독하고 토론하는 기회를 가져볼까 한다”며 작가들과 좀더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학에 관심있는 시민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할 생각이다.

오는 25일~26일 고창과 김제, 군산 일대로 떠나는 문학기행(천변의 삶과 세상을 읽는 여행)에 작가의 가족, 친지들에게도 일정 부분 문호를 개방안 것은 그런 취지다.

이 회장은 “몇몇 회원들이 ‘동료작가 소설 읽기’를 매개로 작품을 읽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회원 간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소설을 텍스트 삼아 읽고 이야기하는 과정은 궁극적으로 창작 활성화로 연계된다.

“지난해는 우리 지역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독서 열풍 진작의 기회가 마련됐었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후 12·3 비상계엄 사태, 제주항공 참사가 터지는 바람에 전반적인 문학출판계의 ‘붐’으로 이어지진 못했습니다. 창작 활성화가 ‘독서인구 확대-출판 문화 부흥-충분한 발표 지면-좋은 작품 창작’이라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가능한 것인데 현재로선 다소 전망이 암울할 뿐입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과 호흡하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도록 작가들 스스로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수밖에요.”

공적인 영역의 작가가 아닌 사적인 작가로서 그의 ‘주요 업무’는 독서와 여행이다. “충분한 인풋이 의미있는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것이기에 아무리 일상이 번잡해도 독서와 여행을 위한 시간은 최소한이라도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때로 강의 요청에 응하거나 칼럼 등의 잡문을 쓰기도 하지만”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가급적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덧붙였다.

예술 장르 중 타 분야에 비해 문학에 대한 광주시의 지원이 다소 미흡하지 않느냐는 작가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히 하고자 한다면 지역 작가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회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우린 소설로 말하는 사람들이며 소설은 예술의 한 영역이니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했으면 한다”는 말로 소협의 존재 이유를 에둘러 말했다.

“회원들 각자 소설을 쓰는 이유와 목적, 비전 등이 다 다르겠지만 예술로서의 소설 창작이라는 기본값에 충실한 작품을 쓸 수 있도록 밀어주고 끌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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