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과 위선의 시대, 고전이 전하는 위로
2025년 04월 01일(화) 19:13 가가
광주시립극단 ‘위선자 타르튀프’
24~26일 고전명작 시리즈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서 공연
17세기 성직자·귀족들 풍자
탄핵정국 맞물려 공감대 높아
24~26일 고전명작 시리즈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서 공연
17세기 성직자·귀족들 풍자
탄핵정국 맞물려 공감대 높아
“위선은 유행하는 악덕이며, 어떤 악덕이라 해도 유행하기만 한다면 미덕으로 여겨지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시험을 받는 법입니다. 그것이 신께서 우리에게 주신 인내의 기회이지요.”
위선자 타르튀프(Tartuffe)는 신앙심 깊은 사람인 척하며 한 부유한 남자 오르공(Orgon)에게 접근한다. 그가 위선자임을 눈치챈 가족들이 아무리 말려도 오르공은 타르튀프를 성자처럼 떠받들 뿐이다.
“아, 타르튀프! 세상은 그를 오해하고 있지만, 그는 진정한 성인이지.” 자신의 가문과 재산을 모두 타르튀프에게 빼앗기고도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오르공.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놓일 때마다 신을 핑계삼아 탐욕을 정당화하는 타르튀프.
기만과 위선이 시민들의 눈을 가리고, 진실이 무엇이든 ‘신’의 이름으로 탐욕을 정당화하는 시대. 정의를 외치는 이들은 배신자가 되고, 자기 확신에 빠져 분명한 사실마저 외면하는 어리석은 가장의 모습은 2025년 오늘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도 한다.
광주시립극단의 제24회 정기공연 ‘위선자 타르튀프’가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4회에 걸쳐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원광연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시립극단의 고전 명작 시리즈의 일환으로 상영되는 ‘위선자 타르튀프’는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의 대표작으로 17세기 당시 성직자들과 귀족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타르튀프는 종교적 신념이나 도덕성을 악용해 이득을 취하는 성직자와 권력자를, 오르공은 판단력을 잃고 권위에 무비판적으로 휘둘리는 대중을 상징한다. 작품은 1664년 베르사유 궁전에서 초연된 이후 기득권 세력의 분노를 사 전면 금지되기도 했지만, 인간 사회의 허위와 위선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내용 덕에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랑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탄핵 정국 속에서 우리 사회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요즘, 360여년 전의 작품 타르튀프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모든 부정이 드러난 후에도 피해자인 체 행세하며 “저에게 무슨 죄가 있단 말입니까? 제가 고통받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요!”고 뻔뻔스럽게 외치는 타르튀프와 “그가 아무리 과거에 의심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지금은 완전히 신앙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는 전적으로 타르튀프를 신뢰합니다”라고 현실을 외면하는 아르공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현 시국에 오버랩된다.
원 감독은 가족과 공동체간 소통과 신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에 주목했다.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대사를 수정하고 막간극, 프롤로그를 추가하는 등 각색을 거쳤다.
원 감독은 “사회가 극단적으로 양분되고 갈등이 극에 달한 지금, 가짜뉴스의 미혹에 빠졌을 때의 위험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작품을 통해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아집에 빠지지 말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무대에는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오르공 역은 이명덕, 페르넬 부인역은 양선영 배우가 맡는다. 특히 문창주 배우가 타르튀프 역을 맡는 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이번 공연은 색다른 활기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객들은 배우들이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서사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 감독은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요즘, 관객들이 공연을 보며 마음껏 웃고 속 시원한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석 2만원, A석 1만원. 13세 이상 관람 가능.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시험을 받는 법입니다. 그것이 신께서 우리에게 주신 인내의 기회이지요.”
위선자 타르튀프(Tartuffe)는 신앙심 깊은 사람인 척하며 한 부유한 남자 오르공(Orgon)에게 접근한다. 그가 위선자임을 눈치챈 가족들이 아무리 말려도 오르공은 타르튀프를 성자처럼 떠받들 뿐이다.
기만과 위선이 시민들의 눈을 가리고, 진실이 무엇이든 ‘신’의 이름으로 탐욕을 정당화하는 시대. 정의를 외치는 이들은 배신자가 되고, 자기 확신에 빠져 분명한 사실마저 외면하는 어리석은 가장의 모습은 2025년 오늘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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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극단이 무대에 올리는 ‘위선자 타르튀프’. 왼쪽부터 양선영, 조유진, 이명덕 배우. <광주시립극단 제공> |
무엇보다 탄핵 정국 속에서 우리 사회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요즘, 360여년 전의 작품 타르튀프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모든 부정이 드러난 후에도 피해자인 체 행세하며 “저에게 무슨 죄가 있단 말입니까? 제가 고통받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요!”고 뻔뻔스럽게 외치는 타르튀프와 “그가 아무리 과거에 의심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지금은 완전히 신앙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저는 전적으로 타르튀프를 신뢰합니다”라고 현실을 외면하는 아르공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현 시국에 오버랩된다.
원 감독은 가족과 공동체간 소통과 신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에 주목했다.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대사를 수정하고 막간극, 프롤로그를 추가하는 등 각색을 거쳤다.
원 감독은 “사회가 극단적으로 양분되고 갈등이 극에 달한 지금, 가짜뉴스의 미혹에 빠졌을 때의 위험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작품을 통해 혼란스러운 시기일수록 아집에 빠지지 말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무대에는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오르공 역은 이명덕, 페르넬 부인역은 양선영 배우가 맡는다. 특히 문창주 배우가 타르튀프 역을 맡는 등 젊은 배우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이번 공연은 색다른 활기를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객들은 배우들이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서사에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 감독은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요즘, 관객들이 공연을 보며 마음껏 웃고 속 시원한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석 2만원, A석 1만원. 13세 이상 관람 가능.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