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를 떠난 작가들이 천막에서 온몸으로 글을 쓰다’
2025년 03월 31일(월) 17:30 가가
광주전남작가회의 3월 31일부터 5·18민주광장서 릴레이 천막농성
‘원고지를 떠난 작가들이 천막에서 온몸으로 글을 쓰다’
작업실에서 작품 창작을 하고 있을 작가들이 광장에 나와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미승) 회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릴레이 천막농성을 시작한 것.
광주전남작가회의는 31일 오전 10시부터 광주 5·18민주광장(옛 전남도청 광장)에 마련된 농성장에서 릴레이 농성에 돌입했다. 이번 천막농성은 오는 4월 13일까지 펼쳐지며 목포작가회의, 순천작가회의, 여수작가회의 등 지역 작가회의도 참여한다.
기자는 31일 오전 천막농성장이 열리는 5·18민주광장을 찾았다. 계절은 봄이지만 아직 찬바람이 부는 농성장은 파면을 촉구하는 회원들의 결의에 찬 모습으로 뜨거웠다. 김미승 회장을 비롯해 백애송 시인, 한경숙 시인 등 집행부와 채희윤, 조진태 전 회장 등 문단의 중견 작가들도 눈에 띄었다. 이밖에 조성국 시인, 김황흠 시인, 안오일 시인 등 20여 명도 함께 농성장을 지키고 있었다.
김 회장은 ‘작가선언문’에서 “대통령의 독선과 아집으로 정국은 얼어붙고 민생은 나몰라라, 동맹국으로부터 따돌림 당하고, 피로 세운 민주주의는 50년을 후퇴했습니다”라며 “평온한 일상에서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던 국민은 그날(지난해 12월 3일) 이후 밤잠을 설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일상을 잃어버렸습니다. 이 모두가 자격 미달인 자가 대통령이 되어 미숙한 판단으로 나라를 뒤흔들어 놓은 결과입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작가들은 릴레이 단식과 철야농성으로 헌재의 탄핵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법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그날까지 작가들은 몸으로 글을 쓸 것입니다”라며 “이에 광주전남작가회의가 명령합니다. “지금은 속도가 정의다! 헌재는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라고 강조했다.
작가들의 이 같은 릴레이 농성과 작가선언은 공간적 관점에서 의미를 환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광장은 1980년 5·18 당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명명된 곳이다.
천막 상단에는 짧지만 강렬한 ‘한줄 시국선언’들이 부착돼 있다. “국민의 물결이 거센 물살을 만들고 그 물살이 방향을 만든다”, “속도가 정의다” 등 문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늦어지면서 우려되는 극도의 혼란을 지적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조진태 오월문예연구소장은 “암울한 시대 작가들의 예지로 뚫고 가겠다”고 밝혔으며, 채희윤 소설가는 “윤석열 파면이 시이고 소설이고 문학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릴레이 농성은 작가들이 하루 4시간씩 농성장을 지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1일 오전 10시~오후 2시(조성국, 조진태, 채희윤, 안오일)이, 31일 오후 2시~오후 6시(최현주, 안오일, 양인자, 김영미, 신남영)이, 오후 6시~밤 10시(임성규, 이송희, 엄지인)이 각각 참여했다.
1일 오전 10시~오후 2시(나종영, 전용호, 조성국, 김만성, 함진원)이, 오후 2시~오후 6시(순천작가회의, 오하린, 정성권, 여수작가회의, 선종구, 성미영, 최미정, 김현주)가, 오후 6시~밤10시(엄수경, 한경숙, 박노식, 강희정, 이창수, 김완)이 참여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으로도 작가선언에 동참한 시인도 있다. 김완 전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강물 앞에서 헌재는 이념과 이익으로 보편적 민주주의의 희망을 가로막는 일을 이제 정말 그만둬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한국작가회의는 지난달 25일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지금은 속도가 정의와 직결된다. 더 이상의 탄핵 선고 지연은 헌법 가치 실현을 중지시키는 행위이다”라며 “헌법 질서를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한 세력에게 농간의 기회와 시간을 제공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업무 과실이다”고 주장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작업실에서 작품 창작을 하고 있을 작가들이 광장에 나와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전남작가회의(회장 김미승) 회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릴레이 천막농성을 시작한 것.
![]() ![]() |
한국작가회의가 지난달 25일 광화문 농성장에서 개최한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에서 김성장 시인이 ‘큰 붓 쓰기’를 하고 있다. <광주전남작가회의 제공> |
작가들의 이 같은 릴레이 농성과 작가선언은 공간적 관점에서 의미를 환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광장은 1980년 5·18 당시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명명된 곳이다.
천막 상단에는 짧지만 강렬한 ‘한줄 시국선언’들이 부착돼 있다. “국민의 물결이 거센 물살을 만들고 그 물살이 방향을 만든다”, “속도가 정의다” 등 문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가 늦어지면서 우려되는 극도의 혼란을 지적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조진태 오월문예연구소장은 “암울한 시대 작가들의 예지로 뚫고 가겠다”고 밝혔으며, 채희윤 소설가는 “윤석열 파면이 시이고 소설이고 문학이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릴레이 농성은 작가들이 하루 4시간씩 농성장을 지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1일 오전 10시~오후 2시(조성국, 조진태, 채희윤, 안오일)이, 31일 오후 2시~오후 6시(최현주, 안오일, 양인자, 김영미, 신남영)이, 오후 6시~밤 10시(임성규, 이송희, 엄지인)이 각각 참여했다.
1일 오전 10시~오후 2시(나종영, 전용호, 조성국, 김만성, 함진원)이, 오후 2시~오후 6시(순천작가회의, 오하린, 정성권, 여수작가회의, 선종구, 성미영, 최미정, 김현주)가, 오후 6시~밤10시(엄수경, 한경숙, 박노식, 강희정, 이창수, 김완)이 참여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으로도 작가선언에 동참한 시인도 있다. 김완 전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강물 앞에서 헌재는 이념과 이익으로 보편적 민주주의의 희망을 가로막는 일을 이제 정말 그만둬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한국작가회의는 지난달 25일 ‘전국 문학인 2487인 긴급 시국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지금은 속도가 정의와 직결된다. 더 이상의 탄핵 선고 지연은 헌법 가치 실현을 중지시키는 행위이다”라며 “헌법 질서를 부정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한 세력에게 농간의 기회와 시간을 제공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업무 과실이다”고 주장했다.
/글·사진=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