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문인들 ‘비상 계엄’을 이야기하다
2025년 03월 26일(수) 19:15
‘문학들’ 尹 탄핵 집회 시위 문화 등
‘역사의 거울’로서 문학 역할 조명

1980년 5월16일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앞에서 전남대학생과 시민들이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혼란한 정국이 파생한 문제들이 언제 어떻게 해결될 지 요원하다. 5·18이이라는 현대사의 가장 참혹한 비극을 경험했던 광주는 이번 ‘비상계엄’과 관련 트라아마를 겪어야 했다. 어떻게 해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을까. ‘역사의 거울’로서 문학의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

젊은 문학인들이 비상계엄에 맞섰던 마음과 현장 기록을 지역 종합문예지에 게재해 눈길을 끈다.

◇ ‘역사의 거울’로서 문학

먼저 ‘문학들’의 ‘뉴 광주 리뷰’에 게재된 젊은 문인들의 단상은 ‘역사의 거울’로서 문학을 생각하게 한다.

기획자이자 작가인 김꽃비는 ‘긴 밤을 밝히는 색색의 응원봉’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 등장한 젊은 세대의 문화를 조명했다. 그는 오늘날 정치 참여 방식이 예전과 다르게 다양화되고 있으며 즐거움을 추구한다고 본다.

김진선 시인은 ‘미래의 화자’라는 글에서 계엄의 밤을 새우며 느꼈던 광장의 공통 감각을 주목한다. 시인은 신동엽 시인의 ‘밤은 길지라도 우리 내일은 이길 것이다’라는 시를 인용하며 “일상이 비상계엄에 담보 잡혀 값을 치르고” 있지만 미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소설가 박송아는 ‘노력 중입니다’라는 글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의 불안, 공포 등을 상기하며 “무너지는 순간 속에서 우리의 앞이나 곁이 아닌 뒤에서 방관하기도 하는 사회와 국가를 알아버린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안겨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문학들’
오성인 시인은 ‘광주, 마음의 빚에서 마음의 빛으로’를 통해 반복되는 슬픔에서 광주의 모습을 본다. 시인은 “지금의 나를 이끄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무엇도 아닌 광주다”며 “나와 내 시가 나아가야 할 길 역시 광주는 알고 있을 것이다. 광주의 마음으로 다시 봄을 기다린다”고 언급한다.

이다희 시인은 ‘달콤하니까 계속하는 것이다’라는 주제의 글에서 비상계엄은 모든 가능성의 시간을 잘라내는 사건으로 규정된다. 특히 역사의 아이러니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의미심장하다. 젊은 시절 윤석열이 모의법정에서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과거를 상상하는 대목은 ‘역사는 반복된다’를 떠올리게 한다. 역사적 아이러니다.

한편 ‘문학들’은 이번 호에 시인들 작품으로 김경윤, 김안, 김완, 남지은, 박관서, 박소란, 송희지, 안오일, 안태운, 조성국, 조성래, 한경숙 시를 게재했다.

소설에는 유영은, 장정희, 채기성 작품이 독자들을 만난다.

비평 부문은 임지훈이 ‘나는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를, 유희석이 ‘‘기후위기’가 세계문학에 던지는 물음’을 해석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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