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국악 명인이 고향서 펼치는 꿈
2025년 03월 24일(월) 17:00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4월 4일 예술의전당서
‘꿈, RETURNS’ 주제로 제141회 정기 공연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4월 4일 광주시 북구 운암동 광주예술의전당에서 ‘꿈, RETURNS’을 주제로 제141회 정기연주회를 진행한다.<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제공>

광주·전남에서 국악을 갈고닦은 명인들이 고향 무대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치는 무대가 마련돼 화제다.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이 2025년 첫 정기연주회를 오는 4월 4일 오후 7시 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연다. 제141회를 맞는 이번 정기연주회 주제는 ‘꿈, RETURNS’. 남도의 국악 명인들이 전국에서 활발히 예술 활동을 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꿈을 연주한다는 의미다.

공연은 위촉초연곡 3곡을 포함해 총 6곡으로 구성됐다. 지휘는 박승희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가 맡았다. 그는 광주에서 나고 자라 국악의 길로 들어선 후, 고향의 국악 예술단체를 지휘하고 있다. 사회는 권기원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와 서울시청소년국악단 해금수석을 역임한 김지은이 맡는다. 이밖에도 다양한 광주·전남의 국악 예술가들이 협연을 통해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먼저 위촉 초연곡 국악관현악곡 ‘연어’로 무대의 막을 연다. 문경미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원이 작곡한 이 곡은 연어가 광활한 바다를 누비다 결국 태어난 곳으로 회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의 무대에서 활동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 관객들에게 갈고닦은 꿈을 펼쳐보이는 이번 공연의 주제와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이어 이준호 작곡가의 생황협주곡 ‘풍향’이 울려퍼진다. 24개의 죽관을 가진 악기 생황은 부드러운 바람소리와 같은 소리를 뿜어내고, 악기들이 주고받는 리듬은 일상 속 자연의 다채로움을 발한다. 광주예고를 졸업한 후 KBS국악관현악단 수석단원을 역임, 현재 이화여대·한양대 특임교수로 있는 최명화 명인이 생황 협연을 펼친다.

김윤덕류 가야금산조 협주곡 ‘꿈’도 레퍼토리에 있다. 이정호 작곡가의 이 곡은 동명의 피카소 작품을 모티프로 한다. 피카소의 작품처럼 추상적이고 몽환적인 음의 진행이 돋보이는 동시에 관현악 저음을 활용한 담백하고 꿋꿋한 김윤덕류 가야금산조의 장중함이 더해졌다. 2도 음정의 불협화음은 마치 추상화의 입체감을 떠올리게 한다. 가야금 협연은 광주예고 출신으로 이화여대·용인대·추계예대 외래교수를 역임한 신민서 명인이 나선다.

판소리 다섯마당 중 하나인 수궁가의 한 대목인 ‘가자 가자’도 관객들을 만난다. 수궁에서 죽을 위기를 벗어난 토끼가 별주부의 등에 업혀 다시 세상에 나오는 장면으로, 창과 관현악의 조화를 통해 세태를 풍자한다. 소리는 보성소리 4대 전승자로서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심청가 보유자인 정회석 명창이 맡으며, 고수는 광주예고를 졸업하고 현재 국립민속국악원 지도단원으로 활동하는 김성주 명인이 함께한다.

거문고협주곡 ‘F107’과 피리협주곡 ‘바람의 유희’도 선보인다. ‘F107’은 거문고와 관현악의 조화로 사라져가는 열망과 다시 피어나는 희망에 초점을 뒀다. 광주예고 출신으로 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 수석단원인 위은영 명인이 거문고 협연을 펼친다.

마지막으로 이경섭 작곡가의 ‘바람의 유희’는 바람처럼 휘청이지만 나름의 장단을 가진 피리 소리를 통해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곡이다. 전통음악에 재즈와 트로트까지 다양한 소리를 자유롭게 담아낸다.

박승희 지휘자는 “이번 공연은 광주에서 성장하고 서울 등 각지에서 힘들게 꿈을 이뤄낸 국악인들이 마치 ‘연어’처럼 고향으로 돌아와 꿈보따리를 펼쳐보이는 자리”라며 “지역의 국악 꿈나무들에게 ‘후배들이여 꿈을 갖고 함께 도전하자’는 선배들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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