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점으로 표현한 자화상
2025년 03월 24일(월) 16:30
정순용 작가 파스텔화전 ‘나로부터’ 26일까지 무등갤러리

‘나로부터’

‘나로부터’
작가의 작품에는 일정 부분 작가 자신이 투영돼 있다. 보이지 않는 페르소나가 드리워져 있기 마련이다. 본질적으로 예술은 결국 ‘자아’를 표현하는 작업이다.

정순용 작가의 작품에는 무수히 많은 점들이 찍혀 있다. 그 점들이 모여 자화상을 이룬다. 작가는 미세한 점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구현한다.

정순용 작가의 파스텔화전 ‘나로부터’가 26일까지 무등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어쩌면 가장 잘 알면서 잘 모르는 대상이 자신일지 모른다. 타자가 보는 눈이 더 적확하게 이편을 볼 때가 있기 때문이다.

점은 그 자체로는 미세한 기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모여 하나로 응결됐을 때, 의미있는 작품으로 전이된다. 미세하고 보잘 것 없는 점들의 화려한 변신이다.

주제 ‘나로부터’는 모든 문제와 해결, 해석, 존재의 이유가 ‘나’임을 암시한다.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붓 터치로 형상화한 파스텔화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 화려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색감은 작가 내면에 잠재된 서로 다른 자아의 특징 같기도 하다. 웃는 듯, 우는 듯, 기쁜 듯, 화를 내는 듯, 알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은 변화무쌍한 ‘자아’를 대변한다.

정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관객들은 자신의 내면에 내재된 페르소나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서 ‘나로부터’ 시작되고 ‘나로’ 귀결되는 삶의 여러 모습에 대한 사유도 가능하다.

정 작가는 “점은 미세하고 보잘 것 없지만 모든 것을 표현하는 존재이며 우주의 기본”이라며 “우주의 사물들 그래서 점은 점 자체로도 존재하지만 어떻게 봐서는 하나의 우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화순 출신의 정 작가는 한국-오스트리아 교류기획전, 에포크전, 광주청년작가전 등 다수의 전시에 참여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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