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농협 1사업’ 농업 경쟁력 높여 농촌을 활기차게
2025년 03월 12일(수) 20:15
농업의 변화와 혁신 농협이 이끈다
전남 농가 인구 27만으로 급감
특화된 고품질 농산물 개발하고
지역에 맞는 전략사업 발굴 지원
생산성 향상으로 농업소득 증대
<1> 농민이 살아야 농협도 산다

농협 전남본부가 농업소득 3000만원 달성을 위해 올해 '1농협 1대표사업'을 추진하는 등 총력을 쏟는다. <농협 전남본부 제공>

#. 기후 위기와 밀원 면적 감소 등으로 꿀벌이 사라지면서 ‘집 나간 꿀벌 찾기’는 양봉 농가들의 연례 행사가 된 지 오래다. 전국 양봉 농가 1만 8826곳의 122만 4000개 벌통에서 사라진 벌만 208억 마리에 달했다는 게 한국양봉협회 측 자료다. 지난 2023년 3월 기준으로 ‘꿀벌 실종’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벌통만 16만379개로 전남 전체의 59.8%에 달했다. 꿀벌이 사라지면서 양봉 농가도, 꽃들을 날아다니며 수분(受粉)을 돕는 꿀벌이 필요한 과수 농가들도 매년 아우성이다. 모종환(민주·함평) 전남도의원도 최근 열린 도의회 임시회에서 “지난 겨울에만 전국에서 78억 마리에 달하는 꿀벌이 폐사했다”고 말했다. 농민이 직접 꿀벌 역할을 해 배꽃 주변을 옮겨다니며 꽃가루를 발랐다.

나주배원협이 ‘꿀벌 귀환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유다. 나주 배 농가들에게 배꽃 개화기에 맞춰 인공수분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대상으로 화분 매개용 벌통을 임대·설치해 주고 밀원수(벌이 꿀을 빨아 오는 나무)도 심어 분양해주는 사업을 한국농어촌공사와 진행 중이다.

#.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기후변화로 30년 뒤면 사과 재배가 강원 지역에서만 가능하다는 농촌진흥청 조사 내용을 토대로 최근 10년 간 강원지역 사과 재배면적이 677% 증가했다는 등 사과 주산지와 품종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전남지역 사과 주산지인 장성에서는 사과 과수원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농협 전남본부는 발빠르게 지난 2022년부터 삼서농협을 중심으로 사과를 대신할 소득원으로 레몬을 발굴, 특화단지 조성에 나섰고 ‘장성레몬톡톡’이라는 브랜드 네이밍까지 진행했다. 새로운 농업 소득에 참여할 청년농부들도 끌어들여 농촌 현장도 젊게 변화시키고 있다.

농촌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년 농민이 사라지면서 37만 9000여명(2011년)이던 전남 농가 인구는 27만 8000명(2023년)으로 줄었다.

젊은 농민은 그나마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전남지역 65세 이상 농가 인구만 16만 1000명으로 전체의 57.9%나 된다.

현장은 더 어렵다. 전국 농가소득이 5000만원(5082만 8000원)을 넘겼다지만 농가부채 4100만원(4158만 1000원)을 빼면 소득은 1000만원도 못된다. 전남은 더하다. 농가소득은 4963만 5000원으로 5000만원에도 못 미친다.

농가소득 가운데서도 중심이 돼야 할 농업소득은 1000만원(1044만원)을 웃돌 뿐이다. 농산물 개방이 이뤄진 지 어느덧 30년이 흘렀는데, 30년째 그대로다. 생산비는 갈수록 치솟는데 손에 쥐는 쌀값, 소값, 대파·배추값 등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껏 농촌은 하루라도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는 얘기다.

‘농사 못 짓겠다’는 아우성이 끊이질 않으니 농협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농협이 ‘농업소득 3000만원’을 내세우고 나선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농협은 ‘농민이 잘 되어야 농협도 잘된다’는 각오로 ‘1농협 1대표사업’으로 농협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겠다는 의지다.

농협 전남본부의 ‘1농협 1대표사업’은 지방소멸로 인한 농업인구 감소, 기후변화, 농촌기반 약화 등 당면한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 농·축협이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사업을 발굴,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고령화, 높은 생산비로 힘든 농사의 생산성을 높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고품질 농작물을 개발하고 특화된 브랜드로 상품성을 높여 농민들의 농업 소득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이런 지원 활동을 통해 청년 농업인들이 몰려들어 활기가 넘치는 농촌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광주일보는 농업 현장을 찾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농협의 지원 활동, 희망찬 전남 농업·농촌의 미래를 모색해본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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