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배추·무 수급 대란
2025년 03월 09일(일) 20:10
3월 생산량 배추 9.9%·무 15.9% 감소…4~5월까지 가격 급등 지속
정부, 배추·무 수급 안정방안 논의…비축·수입 물량 등 공급 확대 계획

/클립아트코리아

배추와 무가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생산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올해 초부터 배추와 무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 2월 비축물량을 조기출하한 영향으로 출하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배추와 무 가격 상승세는 본격적인 봄 물량이 공급되는 4~5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비축·수입 물량을 시장에 푸는 것 외에는 대체소비 품목 홍보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농업관측센터 엽근채소 3월호’를 분석한 결과, 2024년산 겨울배추 생산량은 21만5877t으로 전년(23만9604t) 대비 9.9% 감소하고, 같은 기간 겨울무 생산량은 35만4020t에서 29만7642t으로 15.9% 줄어들 전망이다.

생산·출하량이 줄어들면서 배추와 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달 배추(상품) 도매가격은 10㎏ 당 1만4713원으로 전년 동월(7920원)과 평년(8031원)보다 85.8%, 83.2% 비쌌다. 무(상품·20㎏) 도매가격 역시 지난달 기준 2만9022원으로 전년 동월(1만2190원)과 평년(1만1208원)보다 각각 138.1%, 158.9% 높았다. 또 배추와 무 소매가격도 평년에 견줘 36.9%, 81.1%씩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배추와 무 가격이 이미 1년전보다 2배 가량 올랐지만, 이달 출하량도 역시 줄어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KREI는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3월 배추 출하량이 전년보다 15.1%, 무 출하량은 12.4%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배추는 오는 4월 하순, 무는 5월 하순 등 올해 봄 물량을 출하하기 전까지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의 겸 민생경제점검TF회의’를 열고, ‘배추·무 수급 안정방안’을 논의하고 확정지었다.

농식품부는 이번 수급 안정방안에서 배추·무 가격 안정 등을 위해 비축 및 수입 물량에 대한 시장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4월까지 배추와 무 정부비축 물량의 주요 소비처 공급을 확대한다. 배추는 정부 비축 물량 2600t을 매일 100t가량 도매시장에 풀고, 무는 비축물량 500t을 전국 대형마트를 통해 도매가격의 70%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역시 배추·무 공급 안정을 위해 주 당 200~500t가량의 직수입 물량을 전국 도매시장 등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 값비싼 배추와 무를 대체할 수 있는 봄동, 얼갈이, 열무 등의 대체품목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와 함께 배추·무 할인 기간은 연장한다는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배추·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는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또 배추와 무 재배확대를 통해 가격 상승의 원인인 공급 부족을 해결하고, 4월 중순께 공급이 안정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4~5월께 재배되는 봄 배추, 봄 무 등의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각각 7000t, 1000t씩 확대하고, 재배확대에 참여한 농가들을 대상으로 모종비, 약제비 등을 지원한다.

정부 수매량은 배추 5000t, 무 2500t을 확대하며, 이달 중으로 사전 수매 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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