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학생 5000여명…올해는 ‘나홀로 입학식’
2025년 03월 04일(화) 19:25 가가
광주 중앙초 특별한 입학식
도심 공동화·학령인구 감소 영향
조부모 축하영상에 선물 증정식
1 대 1 전담, 세심한 수업 가능
엄마 “또래 친구 없으니 걱정도”
학교측 “외롭지 않도록 배려할 것”
도심 공동화·학령인구 감소 영향
조부모 축하영상에 선물 증정식
1 대 1 전담, 세심한 수업 가능
엄마 “또래 친구 없으니 걱정도”
학교측 “외롭지 않도록 배려할 것”
개교 118년을 맞은 광주시 동구 궁동 중앙초등학교에서는 올해 특별한 입학식이 열렸다.
도심공동화와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중앙초 신입생이 한 명밖에 없어, 유일한 올해 입학생인 심의준(7)군만을 위한 입학식이 열린 것이다.
광주 중앙초는 4일 오전 10시께 본관 1층 교과전담실1(파랑교실)에서 2025학년도 신입생 입학식을 치렀다.
이날 입학식에는 중앙초 교장과 담임 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이 총출동했다.
교실 한가운데 ‘1학년’ 팻말이 붙은 책상에 심군이 앉고, 그 뒤로 어머니와 같은 학교 6학년생으로 진학하는 누나가 같이 앉아 입학식을 지켜봤다.
입학식은 교장 당부와 신입생 선서, 재학생 환영사 등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입학식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됐다.
심군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입학을 축하한다”며 찍은 영상편지를 상영하고, 어머니와 누나의 격려를 들으며 학교에서 마련한 30여만원 상당의 학교 생활용품 등 선물 증정식도 이뤄졌다.
배창호 교장이 “학생 한 명 뿐이라 학교 입장에서는 안타깝기도 하고, 의준이가 또래 문화 놀이를 통해 대인관계를 쌓기 어려울 수 있으니 많은 신경을 쓰겠다”며 “형, 누나들과 잘 어울려 생활하고 외롭지 않도록, 여러 학급과 어울리며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겠다”고 하자 부모, 교사들 사이에서 심군을 응원하는 박수갈채가 나오기도 했다.
심군의 어머니인 40대 곽모씨는 작은 학교만의 장점을 알아보고 아들을 중앙초에 입학시켰다고 한다. 교사가 아이를 1대 1 전담해 돌봐주고, 다양한 봉사와 체험 프로그램을 깊이 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곽씨는 “아무래도 아이가 홀로 학교를 다니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되지만, 첫째 아이가 4학년 때 전학왔을 때도 중앙초 선생님들이 참 좋고 친구들과도 잘 지냈던 터라 마음 놓고 입학을 결정했다”며 “다만 아이가 너무 어리광을 부리지는 않을까, 응석받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돼 선생님들에게 잘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심군의 담임교사인 김나래(여·43)씨도 학생 수가 한 명 뿐인 학급을 맡은 것은 교직생활 20년만에 처음이다.
중앙초에서 4년째 근무 중인 김 교사는 지난해에도 1학년을 맡아 3명을 전담하는 담임교사를 했지만, 올해는 더욱 긴장된다는 심정이라고 한다.
김 교사는 작은 학교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심군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는 각오다. 대형 학급과 달리 1대 1로 수업하다 보니 더 세심한 수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사는 “학교에서 사회생활 등을 배워야 하는데 또래 친구가 없다 보니 걱정은 된다”며 “모둠·체육 활동의 경우 2학년생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단체 활동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석초(1896년)에 이어 광주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초등교육기관인 중앙초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학생 수 5000여명에 달하는 큰 학교였다.
입학생은 2021년 7명, 2022년 3명, 2023년 3명, 2024년 3명, 올해 1명으로 줄었다.
당초 올해 중앙초에 배정된 입학 대상은 3명이었으나, 나머지 두 명은 각각 산수초, 계림초에 입학하기로 결정해 한 명만 입학하게 됐다.
올해는 전체 학생 수가 23명에 그치다 보니 교육청이 정한 교감 배치 기준(학생 수 30명 이상)에 못 미쳐 중앙초에는 교감조차 없는 상황이다.
배 교장은 “주변에 신축 아파트와 주택가 등이 있는 만큼 단순히 주거지가 부족해 신입생이 적은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학원가 등 교육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 교장은 중앙초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 신입생 부족 사태를 극복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에서 주는 입학지원금 10여만원뿐 아니라 학교 자체 예산으로 신입생에게 30여만원 상당의 장학 선물을 주고, ACC·예술의거리 등 문화 인프라를 교육과정에 녹여내 다채로운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다.
또한 지난해 6학년생의 경우 학기 말 전학생이 부쩍 늘었는데, 학기 초 10명에서 학기 말 23명으로 급증했다. 중앙초를 졸업하면 금남로에서 멀지 않은 조대부중 등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배 교장은 “교육청과 지자체, 지역사회와 머리를 맞대고 신입생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중앙초로 취학 통지된 아이들이 중앙초만의 장점에 이끌려 신입생으로 올 수 있도록 학교 안팎으로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 지역 2025학년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인원은 9969명으로 사상 최초로 1만명을 밑돌았다. 광주 초교 신입생 수는 2022년 1만 3300명, 2023년 1만 2538명, 2024년 1만 945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도심공동화와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중앙초 신입생이 한 명밖에 없어, 유일한 올해 입학생인 심의준(7)군만을 위한 입학식이 열린 것이다.
이날 입학식에는 중앙초 교장과 담임 교사 등 학교 구성원들이 총출동했다.
교실 한가운데 ‘1학년’ 팻말이 붙은 책상에 심군이 앉고, 그 뒤로 어머니와 같은 학교 6학년생으로 진학하는 누나가 같이 앉아 입학식을 지켜봤다.
입학식은 교장 당부와 신입생 선서, 재학생 환영사 등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입학식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됐다.
심군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입학을 축하한다”며 찍은 영상편지를 상영하고, 어머니와 누나의 격려를 들으며 학교에서 마련한 30여만원 상당의 학교 생활용품 등 선물 증정식도 이뤄졌다.
곽씨는 “아무래도 아이가 홀로 학교를 다니게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되지만, 첫째 아이가 4학년 때 전학왔을 때도 중앙초 선생님들이 참 좋고 친구들과도 잘 지냈던 터라 마음 놓고 입학을 결정했다”며 “다만 아이가 너무 어리광을 부리지는 않을까, 응석받이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돼 선생님들에게 잘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심군의 담임교사인 김나래(여·43)씨도 학생 수가 한 명 뿐인 학급을 맡은 것은 교직생활 20년만에 처음이다.
중앙초에서 4년째 근무 중인 김 교사는 지난해에도 1학년을 맡아 3명을 전담하는 담임교사를 했지만, 올해는 더욱 긴장된다는 심정이라고 한다.
김 교사는 작은 학교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심군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는 각오다. 대형 학급과 달리 1대 1로 수업하다 보니 더 세심한 수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교사는 “학교에서 사회생활 등을 배워야 하는데 또래 친구가 없다 보니 걱정은 된다”며 “모둠·체육 활동의 경우 2학년생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단체 활동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석초(1896년)에 이어 광주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초등교육기관인 중앙초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학생 수 5000여명에 달하는 큰 학교였다.
입학생은 2021년 7명, 2022년 3명, 2023년 3명, 2024년 3명, 올해 1명으로 줄었다.
당초 올해 중앙초에 배정된 입학 대상은 3명이었으나, 나머지 두 명은 각각 산수초, 계림초에 입학하기로 결정해 한 명만 입학하게 됐다.
올해는 전체 학생 수가 23명에 그치다 보니 교육청이 정한 교감 배치 기준(학생 수 30명 이상)에 못 미쳐 중앙초에는 교감조차 없는 상황이다.
배 교장은 “주변에 신축 아파트와 주택가 등이 있는 만큼 단순히 주거지가 부족해 신입생이 적은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학원가 등 교육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 교장은 중앙초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 신입생 부족 사태를 극복할 계획이다. 시교육청에서 주는 입학지원금 10여만원뿐 아니라 학교 자체 예산으로 신입생에게 30여만원 상당의 장학 선물을 주고, ACC·예술의거리 등 문화 인프라를 교육과정에 녹여내 다채로운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방안 등이다.
또한 지난해 6학년생의 경우 학기 말 전학생이 부쩍 늘었는데, 학기 초 10명에서 학기 말 23명으로 급증했다. 중앙초를 졸업하면 금남로에서 멀지 않은 조대부중 등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이다.
배 교장은 “교육청과 지자체, 지역사회와 머리를 맞대고 신입생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며 “중앙초로 취학 통지된 아이들이 중앙초만의 장점에 이끌려 신입생으로 올 수 있도록 학교 안팎으로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 지역 2025학년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인원은 9969명으로 사상 최초로 1만명을 밑돌았다. 광주 초교 신입생 수는 2022년 1만 3300명, 2023년 1만 2538명, 2024년 1만 945명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