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역사 전남대 로스쿨 ‘1호 모녀 동문’ 탄생
2025년 02월 27일(목) 19:15 가가
서울 출신 권남인씨, 2009년 47세 때 합격…변호사 활동 중
올해 졸업 딸 신주현씨 “법률적 가치 잘 지키는 법조인 되겠다”
올해 졸업 딸 신주현씨 “법률적 가치 잘 지키는 법조인 되겠다”
지난 26일 제14회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16년 역사를 가진 전남대 로스쿨에서 이날 모녀 동문이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1회 졸업생인 어머니 권남인 씨와 딸 신주현(32)씨다. 학교 선후배인 두 사람은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주현 씨는 “엄마와 같은 로스쿨을 졸업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엄마처럼 어려운 이들을 돕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주현 씨가 법률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건 어머니 남인 씨의 영향이 컸다. 서울시 ‘다시함께상담센터’에서 성매매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법률 봉사를 하던 남인 씨는 자신이 도움을 줬던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편지와 선물을 받았다. “잘 해결돼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게 된 주현 씨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바로 로스쿨 시험을 준비, 어머니가 다녔던 학교이자 인권 관련 법이 특화된 전남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서울 법무법인 영민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남인 씨는 전업주부로 고등학생 남매를 키우다 전남대 로스쿨이 처음 생긴 2009년 도전, 합격했다. 당시 47살로 합격자 중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
“딸이 로스쿨을 지원할 때 전남대를 적극 추천했어요. 첫 해에 들어와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따뜻하게 대해줬던 광주 친구들 덕분에 좋은 기억이 가득해요. 광주라는 도시와 전남대 로스쿨은 정말 믿고 보내는 곳이었죠. 전남대 로스쿨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녀 동문이 나오기 쉽지 않은데 딸과 선후배가 돼 뿌듯해요. 딸이 좋은 학교를 잘 마쳐 자랑스럽고 기쁩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두 사람 모두 연고 없는 광주에 홀로 내려와 공부했다. 지난 3년간의 학교 생활이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한 주현씨에게도 광주는 제2의 고향이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 혼자 오래 지낸 건 처음이었어요. 광주는 사람들이 친절하고, 느긋하게 돌아볼 곳이 많아요. 맛집 찾아다니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죠. 특히 학교 조경이 정말 예뻐서 공부하기 힘들 때 산책하며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주현씨는 어머니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건 때로는 마음의 부담이었다. 하지만 학교발전 기여자 명패에 올라간 어머니 이름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고 다시 공부할 힘을 얻기도 했다. 그는 “엄마는 늘 자신의 자리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며 “지향점인 동시에 넘고 싶은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주현 씨는 대학교 때 복수전공한 문화융합을 토대로 대중문화예술 영역에서 발생하는 계약, 노동 인권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법률 봉사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 엄마를 보며 변호사를 꿈꿨던 그 초심을 잃지 않을 거예요. 사회정의, 균형감 등 법률적 가치를 잘 지키고 사회적 약자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중앙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주현 씨가 법률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건 어머니 남인 씨의 영향이 컸다. 서울시 ‘다시함께상담센터’에서 성매매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법률 봉사를 하던 남인 씨는 자신이 도움을 줬던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편지와 선물을 받았다. “잘 해결돼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게 된 주현 씨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바로 로스쿨 시험을 준비, 어머니가 다녔던 학교이자 인권 관련 법이 특화된 전남대 로스쿨에 진학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두 사람 모두 연고 없는 광주에 홀로 내려와 공부했다. 지난 3년간의 학교 생활이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한 주현씨에게도 광주는 제2의 고향이다.
“서울이 아닌 곳에서 혼자 오래 지낸 건 처음이었어요. 광주는 사람들이 친절하고, 느긋하게 돌아볼 곳이 많아요. 맛집 찾아다니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죠. 특히 학교 조경이 정말 예뻐서 공부하기 힘들 때 산책하며 기분전환을 했습니다.”
주현씨는 어머니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건 때로는 마음의 부담이었다. 하지만 학교발전 기여자 명패에 올라간 어머니 이름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고 다시 공부할 힘을 얻기도 했다. 그는 “엄마는 늘 자신의 자리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며 “지향점인 동시에 넘고 싶은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주현 씨는 대학교 때 복수전공한 문화융합을 토대로 대중문화예술 영역에서 발생하는 계약, 노동 인권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법률 봉사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 엄마를 보며 변호사를 꿈꿨던 그 초심을 잃지 않을 거예요. 사회정의, 균형감 등 법률적 가치를 잘 지키고 사회적 약자와 권리를 보호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