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광주, 연극으로 물들인다
2025년 02월 26일(수) 19:30 가가
‘광주연극제’ 3월 5일~11일
빛고을시민문화관·광산문예회관
까치놀·바람꽃 등 5개 극단 출전
대상 ‘대한민국 연극제’ 참가
빛고을시민문화관·광산문예회관
까치놀·바람꽃 등 5개 극단 출전
대상 ‘대한민국 연극제’ 참가
빛고을 광주를 연극으로 물들일 ‘예술 축제’가 열린다. 극단 까치놀, 바람꽃, 시민, 진달래피네, 청춘 등 총 5개 극단이 출전해 대상 상금 1700만 원(예상)을 놓고 경합할 예정이다. 1등을 차지한 팀은 6~7월께 인천에서 열리는 ‘제43회 대한민국 연극제’에 지역 대표로 참가해 대통령상에 도전할 수 있다.
광주연극협회(회장 고난영)가 제39회 ‘광주연극제’를 오는 3월 5일부터 11일까지(오후 7시 30분) 빛고을시민문화관, 광산문화예술회관에서 펼친다.
먼저 5일에는 극단 시민의 ‘죄와 벌’이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상연된다. 도스토예프스키 원작이며 주인공 두냐와 소냐가 시베리아에서 만난 뒤 라스콜리니코프라는 인물의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원작에서 라스콜리니코프는 1860년대 ‘잡계급 지식인 세대’를 표상한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저항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했던 것처럼, 연극 또한 부조리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광산문예회관에서 펼쳐지는 극단 문화예술공방 바람꽃 작 ‘우리의 연극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도 흥미로운 시놉시스로 이목을 끈다. 지역 출신의 권지애 작가 작품이며 1935년 광주극장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1935년 9월, 경성의 한 극장형 술집에서 공연을 하던 무등예술단은 광주극단 내부 공사를 도우며 개관 전야제 공연기회를 얻는다. 공연 준비와 세트 제작으로 인해 정신이 없던 와중, 머리에 총을 맞은 일본인 한 명이 극장에서 발견되면서 혼란이 시작된다. 단원들은 범인을 찾기 위해 팔을 걷기 시작하는데….
광주읍에서 광주부로 승격하던 날 개관한 ‘광주극장’은 국내 유일하게 남은 단관극장의 역사 그 자체다. 작품은 로컬 자원을 극화해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로 표현한다.
“과연 이 전쟁은 누구를 구원하려는 것일까?”
이어 7일에는 극단 진달래피네 ‘흑색소음’이 빛고을시민문화관 무대에 오른다. 오래된 다리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두 군인의 상황을 초점화, 전쟁의 본질과 오늘날 의미를 사유하게 만든다. 창작 초연작이며 연출가 최민이 극작·연출.
군인인 ‘청’과 ‘홍’은 오래된 다리 양옆에 배치된 채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적대시하지만, 두 사람도 결국 이데올로기 대립 속에서 명령에 복종하는 ‘소모품’에 불과하다.
작품은 교착된 전선 속에서 점차 상부의 명령에 의문을 품는 개인의 주체성을 다룬다. 대치하던 둘이 “곧 승리한다”는 상부의 무전을 거역한 뒤, 구조적 폭력에 저항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극단 청춘은 8일 광산문예회관에서 ‘용을 잡는 사람들’을 선보인다. 마을을 해하는 검은 용을 잡기 위해 네 명의 젊은이들이 천왕산을 오르고 40년 세월을 그곳에서 보낸다는 내용이다.
또한 11일 같은 곳에서 극단 까치놀은 ‘꽃며느리’를 펼친다. 외딴섬에 인신매매되어 팔려 온 처녀를 둘러싸고 3형제가 벌이는 애욕을 다룬 작품.
광주연극협회는 이와 함께 ‘광주연극제 관객심사단’도 모집한다. 전문 심사위원이 주는 상과 별개로 ‘최고의 캐릭터상’, ‘베스트 케미상’ 등을 관객 시선에서 선정하게 된다.(다섯 작품 모두 관람 가능해야 지원)
광주연극협회 고난영 회장은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할 광주 대표를 결정하는 경연이다보니, 다소 예민하거나 경직될 수 있지만 연극에 관심 있는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고전부터 현대, 1930년대 광주를 아우르는작품들은 저마다 주제와 연출, 표현 방식이 상이해 여러 취향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무료 관람, 네이버폼 또는 인스타그램 예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먼저 5일에는 극단 시민의 ‘죄와 벌’이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상연된다. 도스토예프스키 원작이며 주인공 두냐와 소냐가 시베리아에서 만난 뒤 라스콜리니코프라는 인물의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원작에서 라스콜리니코프는 1860년대 ‘잡계급 지식인 세대’를 표상한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불합리한 사회 구조에 저항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했던 것처럼, 연극 또한 부조리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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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극협회가 3월 5~11일 ‘제39회 광주연극제’를 빛고을시민문화관·광산문예회관에서 펼친다. 까치놀 '꽃며느리' <광주연극협회 제공> |
“과연 이 전쟁은 누구를 구원하려는 것일까?”
이어 7일에는 극단 진달래피네 ‘흑색소음’이 빛고을시민문화관 무대에 오른다. 오래된 다리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두 군인의 상황을 초점화, 전쟁의 본질과 오늘날 의미를 사유하게 만든다. 창작 초연작이며 연출가 최민이 극작·연출.
군인인 ‘청’과 ‘홍’은 오래된 다리 양옆에 배치된 채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극도의 긴장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적대시하지만, 두 사람도 결국 이데올로기 대립 속에서 명령에 복종하는 ‘소모품’에 불과하다.
작품은 교착된 전선 속에서 점차 상부의 명령에 의문을 품는 개인의 주체성을 다룬다. 대치하던 둘이 “곧 승리한다”는 상부의 무전을 거역한 뒤, 구조적 폭력에 저항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극단 청춘은 8일 광산문예회관에서 ‘용을 잡는 사람들’을 선보인다. 마을을 해하는 검은 용을 잡기 위해 네 명의 젊은이들이 천왕산을 오르고 40년 세월을 그곳에서 보낸다는 내용이다.
또한 11일 같은 곳에서 극단 까치놀은 ‘꽃며느리’를 펼친다. 외딴섬에 인신매매되어 팔려 온 처녀를 둘러싸고 3형제가 벌이는 애욕을 다룬 작품.
광주연극협회는 이와 함께 ‘광주연극제 관객심사단’도 모집한다. 전문 심사위원이 주는 상과 별개로 ‘최고의 캐릭터상’, ‘베스트 케미상’ 등을 관객 시선에서 선정하게 된다.(다섯 작품 모두 관람 가능해야 지원)
광주연극협회 고난영 회장은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할 광주 대표를 결정하는 경연이다보니, 다소 예민하거나 경직될 수 있지만 연극에 관심 있는 모두가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고전부터 현대, 1930년대 광주를 아우르는작품들은 저마다 주제와 연출, 표현 방식이 상이해 여러 취향을 만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무료 관람, 네이버폼 또는 인스타그램 예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