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바로 알기] 만성피로·체중변화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 갑상선 질환 의심
2025년 02월 16일(일) 19:25
갑상선 질환, 양태영 태영21내과원장·대한갑상선학회 개원의 이사
목 앞쪽 위치한 작은 나비 모양 기관
몸의 에너지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
부종·심장두근거림·불안감 등 증상
방심하다 치료시기 놓쳐…관찰 필요

태영21내과 양태영 원장이 갑상선결절 환자를 상대로 미세세침검사를 하고 있다.

#.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보는데 뭔가 이상했다. 눈 밑이 퀭하고, 피부도 푸석푸석했다. 요즘 따라 피곤한 것도 심하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았다.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 싶어 헬스장도 가보고, 비타민도 챙겨 먹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가 말했다. “너 요즘 좀 부었어. 갑상선 한번 검사 받아보는 거 어때?”

그때까지만 해도 ‘갑상선이 뭐가 문제야? 그냥 목 한가운데 있는 작은 기관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고 나니 의사 선생님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네요”라고 했다. 갑상선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면서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피곤함과 부종, 체중 증가까지 동반된 것이었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작은 나비 모양의 기관이다. 평소엔 그 존재를 잘 모르고 살지만, 몸의 에너지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몸의 ‘온도조절 장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갑상선이 활발하게 작동하면 우리 몸은 따뜻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반면, 갑상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몸이 축 처지고, 피로하고,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 반대로 기능이 너무 활발하면 심장이 빨리 뛰고, 땀이 많이 나며 체중이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종종 ‘그냥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지만, 갑상선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면 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몸이 느려지는 병=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몸의 신진대사가 느려진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아무리 자도 피곤하다. 체중이 늘어나고 얼굴이 부어 보인다. 기분이 가라앉고 우울하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피부가 건조해진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특히 여성에게 많다. 가끔 출산 후 갑상선기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심한 피로와 우울감을 겪으면서도 단순한 ‘산후우울증’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몸=반대로 갑상선이 과도하게 호르몬을 분비하면 몸이 불필요하게 활발해진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린다. 더위를 심하게 타고 땀이 많아진다. 잘 먹어도 체중이 줄어든다. 불안감이 많고 쉽게 짜증이 난다. 특히 긴장하지 않았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는 증상이 있다면 한 번쯤 갑상선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 결절, 암 일수도=갑상선에도 혹이 생긴다.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은 양성이지만 일부는 갑상선암일 가능성도 있다. 거울을 보고 목 주변이 부은 것 같거나 음식을 삼킬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편, 임신 전후로 갑상선기능의 이상이 있다면 태아발육과 IQ에 부정적인 양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산모에게 갑상선기능은 중요한 문제다. 임신초기 갑상선질환이 없는 산모에서는 갑상선자극호르몬치를 4.0 uIU/mL 이하, 하시모토갑상선염이 있는 산모에서는 갑상선자극호르몬치를 2.5 uIU/mL 이하로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러한 사항을 숙지하여야 한다.

◇갑상선 건강, 어떻게 지킬까?=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데 요오드가 필요하다.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 등을 적당히 먹되, 너무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기능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또한, 스트레스는 갑상선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 다.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갑상선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경우, 약을 올바르게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 호르몬제(레보티록신)는 아침 공복에 물과 함께 복용해야 효과가 좋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리자=갑상선은 작지만 우리 몸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곤함, 체중변화, 부종, 심장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단순히 스트레스가 아닐 수도 있다.

갑상선은 우리주변에 비교적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다행스럽게 갑상선질환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고통스러운 경우는 드물다. 그러므로 경미한 갑상선기능 이상에 예민할 필요는 없다. 다만 방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고, 조금만 신경쓰면 편하게 지낼 수 있는데 치료를 소홀히 해 여러 증상을 안고 지내는 경우도 많으므로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 거울을 보면서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체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작은 관심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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