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가늠해보는 베니스 영화의 ‘저력’
2025년 02월 10일(월) 12:00
광주영화영상인연대·베니스비엔날레재단 등 ‘베니스 인 광주’ 24일~3월 2일 광주독립영화관
작년 베니스영화제 상영작 및 수상작 총 10편 상영… ‘전장’, ‘베르밀리오’, ‘에체 봄보’

‘디바 푸투라’

문화예술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는 영화 분야에서 ‘메카’로 손꼽힌다.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국제영화제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매년 시상식이 다가오면 어떤 작품이 ‘황금사자상(최고상)’을 받을지 전 세계 시네필 관심이 쏠린다.

지역에서도 베니스 영화의 진가를 만나는 교류 행사가 펼쳐진다.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 베니스비엔날레재단과 주한이탈리아문화원이 공동 주최하는 ‘2025 베니스 인 광주’가 오는 24일~3월 2일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광주독립영화관 한재섭 관장은 “‘전장’, ‘귀부인과 승무원’, ‘에체 봄보’ 등 작년 베니스영화제 상영작 및 수상작 총 10편을 만나는 이번 자리는 개성 있고 매력적인 베니스 영화를 만끽하는 기획 상영전이다”며 “예술과 철학, 역사와 미학을 투사하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사유의 진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베르밀리오’
먼저 24~25일에는 제1·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탄생한 영화 두 편을 선보인다.

24일(오후 7시) 상영하는 지아니 아멜리오 작 ‘전장’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이탈리아 군 병원을 배경으로, 성향이 다른 두 군의관의 고뇌를 초점화한다. 2024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필름상(의상상)을 거머쥔 작품으로 1910년대 잔혹한 전장과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어 25일 오후 6시 30분에는 마우라 델페로가 연출한 ‘베르밀리오’를 상영할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외딴 산골마을 베르밀리오에 탈영한 군인 피에트로가 찾아온 뒤, 엄격한 마을 교사의 딸 루치아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2000년대 초 시칠리아에서 일어났던 범죄와 감옥에 갇힌 정치인을 그린 작품도 있다. 오는 26일 오후 6시 30분 상영하는 ‘시실리인의 편지’는 고위급 마피아가 의사소통에 사용하던 작은 종이 ‘피치니(pizzini)’와 마피아 등 실제 사건을 극화했다. 베니스영화제 황금필름상 소품상을 수상했다는 측면에서 다양한 오브제들이 영상 미학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사)광주영화영상인연대와 베니스비엔날레재단 등이 오는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상영회 ‘2025 베니스 인 광주’를 개최한다. 오는 26일 선보이는 ‘시실리인의 편지’ 속 한 장면.
보수적이던 유럽 사회에 ‘성적 자유’를 외쳤던 문화 혁명도 드라마에 실린다. 27일(오후 6시 30분) 관객들을 찾아오는 ‘디바 푸투라’가 그것.

영화는 문화 융성에 앞장섰던 스튜디오 ‘디바 푸투라’의 흥망성쇠를 따라가면서 창업자 리카르도와 포르노 영화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들을 조명한다.

필름에는 일로나, 모아나, 에바 등 실존 배우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들은 일명 ‘포르노 스타덤’에 올라 세간의 관심과 혹평을 동시에 받았는데, 작품은 이들을 ‘미래의 디바(디바 푸투라)’로 묘사하며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아울러 19세 소년 레오나르도가 런던으로 유학간 뒤, 길 잃은 영혼을 ‘문학’으로 치유하는 이야기도 있다. 지오바니 토르토리치의 자전적인 데뷔작 ‘19’는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상영작으로 선정되면서 평단의 관심을 받았다. 28일 오후 7시 상영.

이 밖에도 3월 1일(오후 3시) ‘밤’, 오후 5시 30분 ‘아메리칸 백야드’, 오후 7시 40분 상영하는 ‘혹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파트2)’도 저마다 흥미로운 시놉시스와 예술성으로 인정을 받은 작품들이다. 각각 현대인의 소외, 기품 있는 고딕호러, 예상치 못한 방문객과의 조우를 그린 작품들이며 ‘혹 실례가~’는 관람료 5000원.

또한 2일에는 1974년 첫 개봉한 뒤 베니스클래식에서 상영했던 ‘귀부인과 승무원’, 베니스클래식에서 최우수 복원상을 받은 1978년 작 ‘에체 봄보’ 등 고전 영화도 만날 수 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베니스 인 서울’ 등 주제로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다. 관람료 1만 원(단체 9000원), Ggift4u 홈페이지 예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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