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교정장치, 혁신인가 퇴보인가- 임성훈 조선대치과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2025년 02월 06일(목) 00:00 가가
지난 2000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앞으로 사라질 직업 중 하나로 ‘치과교정과 의사’를 꼽았다. 디지털 투명교정장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교정치료가 간소화되고, 일반 치과의사가 교정과 의사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25년이 지난 오늘날, 그 예측은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투명교정장치의 한계와 문제점이 드러났으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기간 동안 투명교정장치의 치료 효과는 거의 개선되지 않았고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투명교정장치는 심미성과 탈착의 편리성 때문에 인기가 높다. 경미한 부정교합 치료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등도 이상의 복잡한 사례에서는 전통적인 고정식 장치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며 설계된 치아 이동량의 절반 정도만 달성된다는 보고도 있다. 더불어 투명교정장치의 효과는 환자의 협조도에 크게 좌우된다. 하루 22시간 이상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지키지 못하면 치료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잦으며, 계획대로 치아가 움직이지 않아 장치를 새로 제작해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일부 환자는 투명교정장치를 브랜드나 비용만보고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치료 성공 여부는 장치 자체뿐 아니라, 이를 적절히 설계·관리할 수 있는 술자의 생역학적 이해와 임상적 판단에 달려 있다.
미국의 투명교정장치 제조사 ‘SmileDirectClub’이 2023년에 파산한 사례는 전문의의 관리 없이 투명교정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회사는 디지털 방식의 투명교정장치를 소비자에게 약 절반 가격에 직접 판매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2019년 나스닥 상장 당시 시가총액이 1조20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약 200만 명의 사용자 중 상당수가 부실한 치료 결과를 겪으며 불만을 제기했고, 결국 회사는 파산에 이르렀다.
교정치료의 목표와 과정은 환자와 술자가 충분히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치료 기간을 길게 잡아 최상의 결과를 추구할지, 아니면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어느 정도 절충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목표 수준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달라지는 것이다. 투명교정장치로는 송곳니나 작은 어금니의 회전, 혹은 치아 뿌리의 이동량이 많은 유형의 치아 이동 등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이런 부분을 타협해버리면 최종 치료 결과가 표준 이하가 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한 강남 치과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투명교정치료 전후 사진들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 광고에 활용하는 것을 보면 치료 결과가 표준 이하임을 인지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투명교정장치 위주로 치료하다가 갑자기 폐업하여 수 많은 피해자를 만든 강남의 투명치과의 경우 투명교정장치로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호소가 많았다. 놀라운 점은 광주 전남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이 투명치과에서 교정치료를 받았었다는 점이다. 과도한 마케팅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투명교정장치는 분명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교정치료의 성패는 여전히 술자의 전문성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증례에서 치료는 초기 디지털 계획과 달리 진행되기 마련이며 치아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장치를 재설계하거나 보조 장치를 추가하기도 한다. 심지어 치료 도중 브라켓 교정장치나 미니-튜브 장치를 사용하고 다시 투명교정장치를 적용하는 사례도 많은데, 이는 각 장치가 잘할 수 있는 치아 이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2000년 타임의 예측은 투명교정장치의 기술적 한계와 치과교정과 의사의 전문성을 간과한 전망이었다. 혁신적인 장치라 해도 잘못 사용된다면 퇴보를 초래할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해도, 교정치료의 성공은 치아 이동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술자의 임상적판단에 좌우될 것이다.
치과교정과 의사는 단순히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상태와 치료 반응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최적의 치료를 설계하고 관리한다. 기술이 더욱 발전할수록 이를 올바르게 활용할 치과교정과 의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
투명교정장치는 심미성과 탈착의 편리성 때문에 인기가 높다. 경미한 부정교합 치료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등도 이상의 복잡한 사례에서는 전통적인 고정식 장치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며 설계된 치아 이동량의 절반 정도만 달성된다는 보고도 있다. 더불어 투명교정장치의 효과는 환자의 협조도에 크게 좌우된다. 하루 22시간 이상 착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지키지 못하면 치료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잦으며, 계획대로 치아가 움직이지 않아 장치를 새로 제작해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교정치료의 목표와 과정은 환자와 술자가 충분히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치료 기간을 길게 잡아 최상의 결과를 추구할지, 아니면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어느 정도 절충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목표 수준에 따라 치료 기간이 달라지는 것이다. 투명교정장치로는 송곳니나 작은 어금니의 회전, 혹은 치아 뿌리의 이동량이 많은 유형의 치아 이동 등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이런 부분을 타협해버리면 최종 치료 결과가 표준 이하가 될 위험이 크다. 실제로 한 강남 치과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투명교정치료 전후 사진들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를 광고에 활용하는 것을 보면 치료 결과가 표준 이하임을 인지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투명교정장치 위주로 치료하다가 갑자기 폐업하여 수 많은 피해자를 만든 강남의 투명치과의 경우 투명교정장치로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호소가 많았다. 놀라운 점은 광주 전남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이 투명치과에서 교정치료를 받았었다는 점이다. 과도한 마케팅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투명교정장치는 분명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교정치료의 성패는 여전히 술자의 전문성에 달려 있다. 대부분의 증례에서 치료는 초기 디지털 계획과 달리 진행되기 마련이며 치아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장치를 재설계하거나 보조 장치를 추가하기도 한다. 심지어 치료 도중 브라켓 교정장치나 미니-튜브 장치를 사용하고 다시 투명교정장치를 적용하는 사례도 많은데, 이는 각 장치가 잘할 수 있는 치아 이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2000년 타임의 예측은 투명교정장치의 기술적 한계와 치과교정과 의사의 전문성을 간과한 전망이었다. 혁신적인 장치라 해도 잘못 사용된다면 퇴보를 초래할 수 있다. 기술이 발전해도, 교정치료의 성공은 치아 이동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술자의 임상적판단에 좌우될 것이다.
치과교정과 의사는 단순히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상태와 치료 반응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최적의 치료를 설계하고 관리한다. 기술이 더욱 발전할수록 이를 올바르게 활용할 치과교정과 의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