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개혁 - 윤현석 경제·행정 부국장
2024년 12월 19일(목) 00:00
오랫동안 이상했지만 지켜봤다. 손바닥에 임금 왕자를 쓴 채 TV에 나오고, 어퍼컷을 날리는 세리머니를 하면서 지지자들을 열광시켰던 그는 아무리 봐도 비정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보수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어 전통시장, 도심 등을 찾았을 때도 그는 국가와 국민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비전이나 대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적이 없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수사를 맡으면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정권의 경고를 거부하고 수사를 계속하다 좌천된 스토리는 충분히 주목을 받을 만했다. 이후 특검팀 합류, 문재인 정부의 적폐수사에서 맹활약하고 검찰 내 기수와 라인을 모두 파괴하며 검찰총장의 자리에 앉았다.

검찰 개혁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그는 정반대로 문재인 정부 법무부장관들과 갈등을 만들어내며 보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국 대표와 그 가족을 상대로 전방위 수사에 나서 가족 모두를 범죄자로 만들었고, 추미애 전 장관과는 쓸데없는 대립각을 세우며 국민 모두를 지치게 했다. 그럼에도 일거수일투족은 연일 화제였고, 기존 정치인에게 없는 신선함과 공정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뒤섞이며, 그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

이후는 누구나 알듯, 또 부인이 말했듯 그는 “아무 것도 몰랐으며”, 알려고 노력한 적도 없었다. 민주주의와 정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오로지 권력을 남용하고, 알량한 법 지식으로 자신의 부인만을 감싸며, 대한민국의 그 중요한 2년 6개월을 날려버렸다. 급기야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한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문화강국의 대통령이 2024년 12월 계엄을 선포했다. 반역사적, 반국가적, 반사회적, 반헌법적, 반인간적, 반민주적, 반문화적 망동이다.

직무가 정지된 그를 감싸는 정치인과 세력에 분노한다. 민주사회에서 다른 것은 다 용납된다고 해도 국민의 피로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가치를 무너뜨리려 한 그와 이를 추종·옹호하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다. 절대로 과거로 회귀할 수 없는, 앞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위해서 이제라도 강력히 사회대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어른이라면 집회에 나온 아이들에게 부끄러워해야 한다.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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