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장기화에 불확실성 확대…내년 지역경제도 ‘캄캄’
2024년 12월 17일(화) 20:25
한은·캠코 광전본부 ‘광주지역 경제 현황과 전망’ 공동세미나
자영업자·임금근로자 모두 주머니 사정 악화 내수 침체 지속
트럼프 2기 수출 악화·미분양주택 증가·청년층 유출 가속 전망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광주·전남의 경제 현황 뿐만 아니라 내년 전망 역시 소비·건설투자·수출 등 다방면에서 부정적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경제침체 국면은 장기화 되는데다, 갑작스런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세가 어지러운 가운데 자국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2기 행정부가 향후 광주·전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역 핵심 산업인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제조업 분야의 타격과 함께 트럼프의 관세가 지역기업들의 수출길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은행(한은) 광주전남본부는 17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라마다 광주호텔 5층 대연회장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광주전남본부와 함께 ‘최근 광주지역 경제 현황과 전망’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이날 세미나에는 박완근 한은 광전본부장, 차상휘 캠코 광전본부장, 이상갑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 등 지역의 행정, 학계, 기업 등 각 분야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은 광전본부의 선진산 과장이 ‘광주·전남지역 경제 주요 이슈 및 향후 전망’을 주제로, 캠코 광전본부의 홍유미 차장은 ‘2025년 광주지역 부동산 시장 전망’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선 과장은 지역 경제 현황 및 전망에 앞서 “가계소비심리 위축 및 취업자 수 감소 전환, 건설투자 감소 지속 등 현재 지역 경기가 위축되고,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 과장은 광주·전남지역의 경제 주요 이슈를 ▲소비 부진 ▲건설투자 감소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지역 수출 ▲청년고용 부진 네 가지 분야로 나눠 설명했다.

선 과장은 지역의 소비가 부진한 원인으로 가계소득 정체, 높은 원리금상환 부담, 평균소비성향 하락 등을 꼽았다.

실제 광주·전남지역 상용근로자의 소득을 보면 올해 지역 1인당 명목임금보다 소비자물가 상승분이 더 커지면서, 실질임금소득이 광주는 전년 대비 0.8% 오르는데 그쳤고, 전남은 0.6% 감소했다. 또 올 10월 기준금리 인하 전까지 대출금리가 수년째 상승해오면서,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고 가계부채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소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역 예금은행의 대출금리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2.77%, 3.01% 수준을 유지했지만 2022년(4.66%), 2023년(5.08%), 2024년 9월 기준(4.91%) 등 최근 3년간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어 “지역민들이 고령화 및 경기침체로 인해 평균소비성향 역시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은 고령화 및 은퇴를 위한 예비적 저축으로, 30대 이하의 경우 취업 부진, 주택 구입을 위한 저축 증가 등의 사유로 소비성향이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 과장은 내년 소비자물가는 현재와 비슷한 2% 수준에서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및 대출금리도 낮아지면서 소비는 올해보다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건설투자에서도 전남지역은 지난 2022년 이후 민간부문 투자가 줄어들면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건설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7.5%(2021년)→5.3%(2022년)→3.7%(2023년)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부채비율은 72.1%(2021년)→83.9%(2022년)→88.9%(2023년)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선 과장은 지역소재 건설사들의 실적이 부진한 원인으로 주택시장 부진, 일감 감소, 건설 원가 상승 등을 꼽았다. 주택매매가격은 하락하고 거래량 자체가 줄어드는 가운데, 지역 내 미분양 주택 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는 점에서다.

내년 지역 건설투자의 경우 광주는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전남은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남지역의 SOC예산이 지난해 1조2093억원에서 내년 7205억원으로 4888억원 줄어든 데다, 전남 아파트 분양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수출에 대해서도 트럼프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의 경우 자동차 등 제조업 비중이 높은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고한대로 보편관세를 적용하는 경우 세계경제 성장 및 교역이 둔화되고, 제조업 전 업종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청년 고용 문제도 지역 청년들의 타지역 유출이 지속되고,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만큼,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워 내년에도 부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수도권으로의 청년 유출은 지속되고, 광주와 전남 모두 대학졸업 인구가 선호 일자리 수를 웃돌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에서다.

박완근 한은 광전본부장은 “경제침체와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 한해를 돌아보고 향후를 전망하며 유관기관 정책방향을 설정하는데 이번 세미나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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