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한 ‘금연’- 최유리 전남금연지원센터장, 화순전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24년 12월 11일(수) 19:20
새해가 다가오면 많은 흡연자가 금연을 다짐하곤 한다. 하지만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은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단순한 의지로 끊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800만 명의 사망을 초래하며, 한국에서도 담배로 인한 질병 부담이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담배에는 69종의 발암물질과 4000종 이상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흡연은 폐암, 후두암과 같은 암 질환뿐 아니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 심각한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금연을 시도한 사람 중에 자기 의지만으로 성공하는 비율은 약 5%에 불과하다. 이에 전문적인 금연 지원 서비스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남도의 현재 흡연율은 20.2%이며, 17개 시도 중 여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고령인구 비율이 26.1%로 전국 평균(19.0%)보다 7.1%p나 높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전남도는 건강 증진을 위한 체계적 정책이 절실하다. 금연은 고령인구의 질병 예방과 수명 연장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남도의 금연 정책을 이끌어 가는 기관이 바로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내 전남금연지원센터다. 2015년에 개소한 센터는 전남 도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금연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흡연으로 인한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전남금연지원센터는 금연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금연 지원을 제공한다. 저소득층, 청소년, 근로자 등 금연을 실천하기 어려운 계층을 위해 생활터 중심의 찾아가는 금연서비스를 운영하며, 2023년 기준 52곳의 기관 방문을 통해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센터는 앞으로도 신규 기관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며 서비스 제공의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또 병원 입원 중인 흡연자들에게는 금연을 결심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해 ‘입원환자 금연지원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특히 최근 순천의료원과 업무 협약을 맺고, 다양한 입원환자들에게 금연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센터의 주요 서비스는 단순한 상담에 그치지 않는다. 니코틴 의존도를 평가하고 개별 맞춤형 상담과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 금연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신체적·심리적 금단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러한 노력은 금연 성공률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7000여 명의 도민이 전남금연지원센터의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이 중 30% 이상이 6개월 금연에 성공했다.

또한 전남금연지원센터는 전라남도청과 시·군·구 보건소, 광주전남지역암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과 연계 협력을 도모하며 금연 문화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은 금연 캠페인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 많은 도민에게 금연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금연은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크다.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비와 간접비용은 국가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금연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전남금연지원센터는 이러한 건강 정책의 중심에서 금연 문화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전남금연지원센터는 지역 사회와 협력해 더욱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금연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연을 원하는 도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금연 성공률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전남금연지원센터는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리하며, 건강한 전남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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