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수출기업 75% “내년 수출 악화되거나 비슷”
2024년 12월 09일(월) 19:55
광주상의 94개 기업 전망 조사…절반, 올 실적 전년보다 줄어
지정학적 리스크 여전하고 미국의 자국보호주의 정책 등 우려

/클립아트코리아

지역 수출 기업 10곳 중 7곳이 내년도 실적이 올해보다 악화되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올해 수출 기업의 절반은 전년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트럼프 정부 2기 출범과 여전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중인데다 비상계엄·탄핵 실패 등에 따른 정치적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지역 수출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9일 광주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광주FTA통상진흥센터가 광주·전남 수출기업 9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수출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 수출기업 43.2%가 수출액 감소를 예상했다.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1.6%였고,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25.3%에 불과했다.

내년도 체감경기에 대한 전망도 수출액 예측과 비슷했다. ‘악화할 것’이라는 기업이 41.4%로 가장 많았고 불변은 34.7%, ‘호전될 것’이라는 응답율은 24.2%였다. 수출 악화를 예상한 기업들이 꼽은 정치적 요인은 ‘미국의 자국보호주의 강화와 대미무역 압박’이었다.

경제 요인으로는 ‘세계 경제 침체,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언급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 한반도 긴장 증가 등으로 무역과 경제 상황 악화와 같은 지정학적 요인도 걱정거리로 꼽혔다. 이밖에 각국의 수입 규제 강화와 무역환경 변화 요인도 수출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원인으로 꼽혔다.

올해 지역 수출 기업들이 직면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는 ‘주요국 경기 위축(49.5%·46개사)’이 가장 높은 응답율을 기록했다. 뒤이어 ‘유가·환율 상승(14.7%·14개사)’, ‘미국 대선 결과(12.6%·12개사)’, ‘중국 경제 성장 둔화(9.5%·9개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8.4%·8개사)’순이었다.

올해 지역 수출 기업들의 가장 경영상 어려움은 ‘원자재가 상승(31.6%·30개사)’이었다. 이어 ‘신규 판로 개척 애로(21.1%·20개사)’, 중국의 밀어내기식 수출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물류비 상승(14.7%·14개사)’도 상위권에 올랐다. 이밖에 ‘인건비 상승(12.6%·11개사)’, ‘대출금리 부담(6.3%·6개사)’등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어려움은 겪은 지역 수출기업들은 비용 절감 등 긴축경영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들은 34.4%(54개사)가 긴축 경영으로 대응에 나섰고 ‘거래처 관리 강화(22.3%·35개사)’와 ‘거래처 다각화(20.4%·32개사)’ 등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수출 기업들의 큰 걱정거리 중 하나인 트럼프 정부의 출범에 따른 영향에 대해 기업들은 ‘관세 증가(52.6%·49개사)’와 ‘달러 가치 상승(50.5%·48개사)’를 예측했다. 이어 ‘친환경 정책(9.5%·8개사)’등도 수출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 지역 수출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부 지원책으로 ‘정책자금 지원 확대’(52.6%·49개사)’와 ‘환율 및 물가 안정(50.5%·47개사)’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또 ‘신흥시장 개척 지원(30.5%·29개사)’, ‘수출규제 완화(15.8%·15개사)’, ‘수출정보 및 정책 안내(12.6%·12개사)’등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강조병 광주FTA통상진흥센터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광주·전남 지역 수출기업들이 직면한 도전 과제와 지원 요구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경기 위축과 원자재가 상승, 환율 변동 등 대내외적 요인이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도, 지역 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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